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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상믿 Oct 31. 2024

안녕.. 향남 2


남편 공장을 사고 출퇴근이 멀어져 빠른 시간에 결정하게 된 이사.

아마 남편 회사를 사지 않고 계속 임대로 썼다면 출퇴근이 멀어도 이곳까지 이사하는 결정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언제 또 바뀔지도 모르는데 그런 감행은 무리라는 생각이 앞섰을 테니까.

결정과 선택을 빠르게 하고 이사할 집을 알아보면서 향남과의 제2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향남은 시댁을 다니는 길목이라 오며 가며 눈에 익을 정도로 낯설지 않을 정도의 기억을 간직한 채 세월의 변화를 무심히 봤던 곳이다.


시골 논과 밭이었던 곳이 아파트 신도시가 들어서고 향남역이 신설되기까지 무수한 세월이 흘렀건만 이곳에 다시 온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던 곳.


그래도 오기 전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향남역이 생긴다는 것에 희망을 품었는데 개통도 하기 전 이곳을 떠나게 됐다. 이사 오고 잠깐 이곳에 터를 잡고 집을 살까도 생각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수영을 다녔던 터라 이곳에 이사하기 전 알아봤던 수영장 화성그린환경센터.

열심히 다니겠다 알아본 곳이지만 이곳에 살면서 딱 2번 가보고 더 이상 발걸음을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하나의 희망을 주었던 수영장 화성그린환경센터다.



이사 전 새로 오픈한 광교 체육복합센터가 집에서 지척인데 이사로 다니지 못해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이제 향남에도 체육복합센터가 생겨 11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사를 결정하기 전 향남에도 체육복합센터가 생긴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관을 앞두고 또 이사를 가니 그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 보면 희망고문 같지만 그 희망으로 기대를 품고 살아가는 것이니 나쁜 것도 아니다. 내가 그것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곳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곳이 될 터니.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올랐던 서봉산도 2,3번의 산행이 끝이다. 이사로 적적해진 나를 위해 등산을 싫어하지만 함께해 줬던 남편.





산을 좋아하는 나는 수원 광교산을 자주 다녔지만 이사로 멀어져 가까운 곳을 찾다가 알게 된 서봉산은 이곳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곳이다.


산은 높지 않지만(249m)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코스가 여러 코스가 있지만 나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B코스가 더 맘에 들었던 곳.



산타는 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나를 위해 함께해 준 서봉산, 그리고 건달산, 집 근처 방울산까지

다시 이곳 산행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곳에 있는 동안 나에게 힐링을 준 고마운 산이다.


향남은 신도시라는 명칭이 있어서인지 박스권 도시다. 그 작은 박스권만 벗어나면 여전히 시골 같은 인심이 남아있는 곳이다. 외국인들도 많아 가끔은 여기가 우리나라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정도로 은행이나 버스정류장 식당 마트에서 자주 만난다.

외국인이 신기한 이방인이 아니고 함께하는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가 형성된 곳이다.

이곳 향남 주위에는 중소기업이 많아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 힘든 업종을 유지해 가기 힘든 상황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이곳만의 풍경이다.


그리고 향남에서 불꽃놀이를 실시간 감상할 수 있는 곳 향남 종합운동장.

각종 행사 주최며 화성의  열정이 함께하는 곳이다.

두 번의 향남 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한 화성 효 마라톤을 뒤로하고 다른 지역 마라톤만 여러 번 뛰게 되었다. 2년 동안 마음은 함께 했으나 몸은 함께하지 못한 화성 효 마라톤.

내년에는 남편 친구들과 함께 뛰기로 약속했는데 다시 함께할 도전과 열정을 기약을 해본다.


마지막 향남 2지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이사 오고 즐길게 별로 없는 이곳에서 딸들과 함께 보는 영화. 아마 수원이었다면 딸들과 함께 보는 영화는 기회가 별로 없었을듯하다. 이곳에서 함께 즐길 손쉬운 문화가 영화관이었기에 주말 저녁이면 한 번씩 찾게 됐던 롯데시네마 덕분에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고맙다. 2년간의 짧은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좋은 기억으로 저장해 본다.



향남은 나를 위한 시간을 온전히 보내게 해준 곳이기도 하다. 많은 친구들이 있는 수원과 달리 향남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물론 차가 있으니 수원으로 자주 다녀와도 되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

생각보다 수원 나갈 일이 많지 않아 혼자 보낼 시간을 갖는데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운동에 더 진심이며 글을 쓰고 자연과 사색하는 시간을 갖기에 충분했던 곳.

주말이면 남편 회사에 나가 텃밭을 가꾸고 자연을 일삼으며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분명 시간을 달리 쓰는데 충분했던 향남에서의 일상을 뒤로하고 이제 또 다른 일상으로 들어간다.


안녕.. 향남.

그동안 고마웠어.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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