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를 보면서
한때 대한민국은 배드민턴 강국으로 세계 무대에서 큰 명성을 떨쳤다. 수많은 뛰어난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리며, 국가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어디까지나 국가와 협회가 제공하는 틀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노력과 열정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과연 그들이 진정한 의미의 '독립된 개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지금은 이러한 구조에 대한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협회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훈련 방법을 고안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코칭 스태프를 구성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경쟁한다. 이는 그들이 특정 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개체로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큰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
한국 배드민턴계도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할 때가 되었다. 뛰어난 개인은 더 이상 협회의 틀 안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로 나아가야 하고, 협회는 그런 선수들을 놓아줄 줄 아는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뛰어난 재능들이 갇혀버리고, 그들의 성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배드민턴협회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나가려면 협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특정 코칭 스태프와 훈련 방식을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협회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진정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탄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협회는 이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뛰어난 선수들이 자신의 훈련 방식을 선택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회에 나가며,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물론, 협회가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협회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뛰어난 자식을 독립시키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그들은 자식이 성공적으로 성장하여 세상에 나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면서도 그들이 독립된 존재로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놓아준다. 이는 자식을 향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며, 그들이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배드민턴협회도 자식과 같은 선수들을 놓아줄 때가 되었다. 그들이 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협회는 그들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이는 협회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선수가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협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과거의 방식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수용해야 할 때이다.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구조가 필요하다. 협회는 더 이상 선수들을 자신의 틀 안에 가두지 말고, 그들이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더 많은 뛰어난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뛰어난 개인이 세계 무대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이다. 한국배드민턴협회는 이제 진정한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과 같은 선수들을 놓아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들이 독립적으로 성장하여 더 큰 성과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이,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에서 다시 한 번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