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요
이기주 작가님의 언어의 온도를 읽고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문장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색하며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법이란 글을 읽었습니다.
위폐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꾸민 흔적이 역력해요.
어딘지 부자연스럽죠. 가짜는 필요 이상으로 화려해요.
진짜는 안 그래요. 진짜 지폐는 자연스러워요.
억지로 꾸밀 필요가 없으니까요.
- 언어의 온도, 이기주
사람도 마찬가지란 생각을 해봅니다.
인성과 생각이 명품인 사람들, 뽐내거나 드러내려 애쓰지 않아도
향기와 빛이 흘러나와 다름이 느껴지는 사람. 진짜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남과 비교하며 억지로 쫓아가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조용히 자신의 지향하는 것들을 쫓고
외형이 아닌 내면을 보며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진짜인 사람들은 말을 아낍니다. 누군가 자신이 가진 것들을 뽐낼 때
이들은 가만히 듣고만 있습니다. 누군가 묻는다면 그제야 겸손하게 대답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재능, 가치는 보통 다른 사람들에 의해 전해집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저는 작은 동네에 고만고만한 친구들과 함께
그저 매일매일이 즐거웠던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넉넉하지 않았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지 하며 세상에 우정이 다인 듯
친구들과의 관계에 울고 웃으며 순수했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을 서울로 오게 되며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돈'과 '권력', '지위'로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걸
몸만 어른으로 자라난 스무 살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옷, 브랜드 가방, 용돈 가득한 지갑, 핸드폰. 뭐 하나 부러울 것 없이
생활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것들이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자격지심이었겠지요.
없는 걸 보이기 싫었고, 친구들이 입는 옷 신발을 나도 가지고 싶은 마음에
각종 알바로 용돈을 채워가며 외형의 것들을 채우려 부단히도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들은 세상을 배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그때의 저를 돌아보면, 저 위폐와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부자연스럽고, 억지로 꾸민 흔적이 역력하고, 드러내지 않으려 숨기며
겉치레에 집중해 알맹이는 없었을 것이란 그때를 돌아보며 부끄러움도 밀려옵니다.
사회라는 세상에 나와서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이 겉모습과 숫자로 판단되는 세상이기에 남들과 비교하며
외형의 것과 숫자에 집착하며 일희일비하는 나날들도 많았습니다.
타인의 기준으로 불행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불행하다 느끼게 되고,
삶의 여유를 누리지 못하고 작지만 소중한 행복들을 놓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한 최근에서야 세상의 다른 가치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삶을 위해 외형의 것들도 단단하게 채우려 노력해야겠지만,
무엇보다 내면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위폐가 아닌 진짜인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마음이 편해야 입은 옷이 명품이고
시간을 아끼고 잘 지켜야 시계가 명품이고
반가워하는 물건이 나와야 가방이 명품이고
배고픈 사람에게 지폐가 나와야 지갑이 명품이라는데
언제나 너그러움과 따뜻함이 가득한 마음을 가진
명품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요.
-길을 묻는 그대에게, 한희숙
편안한 옷과 같은 사람, 시간을 아끼는 사람, 반가운 물건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돈의 가치를 알고 돈을 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 너그러움과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신의 향기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진짜인 사람"이 되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