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식품위생과에 신고가 들어갔다구?

선택에 몰리다

by 정파이

"맘카페에서 호두파이 파시죠? 홈베이킹 판매한다고 신고가 들어왔어요"

구청 식품위생과 공무원의 전화였다.


생각지 못한 전화에 심장이 쿵 떨어졌다.
내가 너무 벌벌 떨었던지 구청 남자직원은 안심시키며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에 이번엔 그냥 구두 경고만 드려요. 원칙적으로 홈베이킹은 판매를 하면 안 되세요. 사실 저희도 주부들이 부업으로 조금씩 판매하는 거까지는 단속 잘 안 해요.

근데 신고가 들어와서 어쩔 수가 없어서요. 이번엔 구두 경고이지만 또 신고가 들어오면 다음번엔 행정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니까 조심해 주세요."

나는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팔 수 있냐고. 집에서 사업자를 내면 팔아도 되냐고.
식품은 집에서는 영업신고를 못하고 사업장이 있어야 한단다.

그러면 앞으로는 아예 팔면 안 되냐고 했더니 "원래는 안 파는 게 맞다. 근데 만약 하실 거면 알음알음으로 주문받는 건 몰라도 인터넷에 홍보를 올리면 물증이 남아서 저희도 봐드리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통화가 끝났다.

나는 울면서 오빠야한테 전화를 했다.
오빠야는 당장 접으라고 한건 아니지 않냐며 일단은 그냥 하던 대로 하면서 생각해 보자고 나를 진정시켰다.

알고 보니 맘카페 내에서 홈베이킹 판매하던 사람들은 모두 신고가 들어갔다.
아마도 영업 중이던 호두파이집이나 빵집에서 신고한 거였겠지. 그냥 내 생각이다.
카페 내 분위기가 과열된 상태였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구청과 통화한 이후 난 마음이 다시 쪼그라들었다.
맘카페에 올렸던 그동안 내가 올린 홍보 글들도 모두 내렸다.

주문해 왔던 손님들은 개인 연락처를 아니까 주문 주셨지만
카페 내 홍보를 못하면서 호두파이 챌린지 글도 점점 줄고 주문도 점점 줄었다.

내 마음은 기로에 섰다.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매장을 내야 하는 것인가.

당연히 매장을 해야지 왜 고민하냐고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망설인 이유가 있었다.

그 무렵 우리 큰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일하던 엄마도 퇴사한다는 그 초1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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