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부칠 때 나를 더 강하기 이끌어 가자
<엄마의 유산 2> 글쓰기 프로젝트의 전반전이 시작된 한 주였다.
수업에 참석가능한 토요일 새벽반으로 옮기고 난 후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써보는 숙제 아닌 숙제가 있었던 한 주였다.
토요일 반 작가들과 금요일까지 서로의 글을 올리고 피드백을 주기로 했는데 당일까지 난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그냥 머릿속으로 계속 문장을 만들다 지우다 반복하면서 내 이야기를 어떻게 편지형식으로 풀어 우리 자녀, 다음 세대를 위한 정신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고민이 얼마나 깊었는지 꿈속에서까지 문장을 만들며 잠을 설쳤다.
워낙 기본적으로 깊은 잠을 못 자는 수면장애가 있는 나라서 이런 일은 흔하다. 뭔가 꼴똘이 생각하거나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꿈속에서 그 일을 하는 것이다.
명절 전날 밤새 음식을 만들었는데 손님들이 갑자기 몰려서 음식을 끝없이 만들고 치우고 만드는 꿈을 꾸는 나. 이제는 노트북에 문장 한 줄을 겨우 쓰고 다듬고 지우고 다시 쓰는 꿈을 꾸고 있다.
그만큼 내 머릿속은 온통 글쓰기 생각뿐이다.
내가 처음으로 선택한 주제는 "죄책감"이었다.
2부에 나눠 쓸 요량으로 서두만 잡은 짧은 1부만 써서 단체방에 한글 파일로 올렸다.
분량은 짧았지만 썼다 지웠다 고민하고 내가 생각하는 게 철학적인 사고가 맞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런 심오하고 심도 있는 주제의 글은 난생처음 쓰는 거라서 갈피를 못 잡았다. 너무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니 다른 작가들의 피드백이 들어온다.
그렇지...
맞아...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거 딱 들켰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새벽에 있는 회의 시간에 내 글에서 사례를 걷어내면 엉성한 뼈대도 못 갖췄다는 걸 적나라하게 깨달았다.
앞으로 깊이 있는 철학적 사고와 인문학적 공부가 끝없이 쏟아져야 내 글에 살이 차고 단단한 가죽이 덮일 거라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
그래서 그 무거운 마음을 함께 나눌 시간을 갖기로 했다.
우리 토요반에 출근 전 새벽독서를 하는 작가가 있는데 그분과 함께 줌으로 접속해서 새벽 6시에 같이 독서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혼자서 하는 새벽 독서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안 하게 될 것 같은데 글을 쓰려면 공부가 절실히 필요해서 나 스스로에게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사실 며칠 전 <엄마의 유산 2>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면서 아쉽게 같이 하지 못하는 분들도 생겼는데 그때 내 마음도 살짝 흔들렸다. 부족하기만 한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일에 뛰어들어 다른 분들에게 민폐가 되는 건 아닌가, 제대로 잘할 자신도 능력도 없는데 여기서 포기하는 게 맞을까... 정말 몇 초동안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내 머릿속을 연기처럼 가득 채웠다.
하지만 대답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연기처럼 가득 찬 부정적이고 못난 생각보다 이 프로젝트를 꼭 성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엄마의 모습,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강한 열망, 그 열망이 내 머릿속 불안의 연기를 몰아냈다.
잠을 줄여 깊이 있는 독서를 하는 것, 독서로 인해 깊은 사유를 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 기간 안에 글을 쓰고 수정하는 것, 이 프로젝트 이외에도 꾸준히 브런치에 나를 표현하는 글을 쓰는 것.
버겁고 힘들어서 하루쯤 연재도 미루고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나는 나 스스로의 약속, 브런치 구독자와 다른 작가와의 약속을 위해 그 힘듦을 견디고 인내해 보려 한다.
"인내할 수 있는 사람은 그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다"
(주 1)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을 등불처럼 들고 <엄마의 유산 2> 프로젝트의 칠흑 같은 망망대해를 건널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목적지에 발을 딛고 크게 소리칠 것이다.
"거 봐. 포기하지 않길 잘했지! 그냥 하길 정~~ 말 잘했지!!"
나는 미래의 내가 하는 응원을 업고 오늘도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린다.
주 1) 밴자민 크랭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