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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자라는 미술관, 구겐하임에서 만난 라시드 존슨

센트럴파크에서 미술관까지 이어진 초록의 이야기

by 꽃보다 예쁜 여자



센트럴파크를 걷다 만나는 미술관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다. 남북 약 4km, 동서 약 800m의 넓은 녹지가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가을이면 노란 잎 사이로 벤치가 이어지고, 겨울이면 벤치마저 하얀 눈으로 덮인다. 그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도시의 속도가 잠시 멀어진다.





공원을 기준으로 맨해튼은 동쪽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와 서쪽의 어퍼 웨스트사이드로 나뉜다. 두 지역의 분위기는 다르지만,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은 같다.





센트럴파크 동쪽,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이라 불리는 5번가를 따라 걷다 보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공원을 마주 보고 서 있고,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이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낸다.


반대편 어퍼 웨스트사이드에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이 숲과 마주한 채 자리한다. 센트럴파크는 이렇게 동서의 미술관들을 하나의 산책길로 이어준다.





건축이 만드는 전시 경험


공원 북동쪽, 나무 사이로 감겨 올라가는 흰 곡선이 보이면 구겐하임 미술관에 다다른 것이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설계로 1959년에 완성된 이 건물은,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만큼 독특하다. 라이트는 이 미술관이 걸으면서 감상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입구에서 중앙에 뚫려 있는 원형홀 로툰다(rotunda)를 올려다보면, 천장에서 아래층까지 시야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계단 없이 위로 말려 올라가는 하나의 나선형 램프. 어느 층에서든 위와 아래가 연결된 하나의 흐름처럼 보이고, 작품이 층층이 포개져 이어진다.






식물이 자라는 미술관, 라시드 존슨 전시


현재 구겐하임에서는 라시드 존슨(Rashid Johnson)의 대규모 회고전 <A Poem for Deep Thinkers〉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2026년 1월 18일까지 이어지며, 회화·조각·영상·설치 등 약 90여 점의 작업이 미술관 전체에 배치되어 있다


전시는 건물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입구 앞에 놓인 대형 강철 조각은 금속 프레임 사이로 도시의 풍경과 센트럴파크의 색을 동시에 비춘다. 작품 표면에 관람객의 움직임이 포개지는 순간, 잠시나마 전시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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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예쁜 여자가 되고 싶어 꽃을 만드는 공예가입니다. 물론, 외면이 아닌 내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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