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벗들과 함께 완성한 브런치북
나의 두 번째 브런치북을 발행했다. 제목 <하룻밤에 읽는 미술관 이야기>는 브런치의 햇살처럼 작가로부터 선물 받았다.
마음으로 지어 준 제목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미술관에 가서 아티스트로서 보고 느낀 것을 이해하기 쉽고 지루하지 않게 상세히 쓰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브런치북은 20편의 글로 엮었는데, ‘꽃’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로 시작해서 ‘꽃’의 도시 피렌체로 맺었다. ‘꽃’을 중심으로 편성해 보았다.
가장 많은 댓글(139)을 받은 글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깨어난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이다. 역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완성한 글이기에 공감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된다.
메인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지만, 3,000번이 넘는 조회수의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예술의 전당 전시>와 <AI를 통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레픽아나돌>도 있다.
20편의 글은 글 이외에 사진 편집에도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기에, 많은 글벗들의 따뜻한 응원이 아니었다면 글을 이어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룻밤에 읽는 미술관 이야기> 제목을 선물해 준, 글을 너무 잘 쓰는 글벗 햇살처럼 작가는 비 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한 번도 학교에 찾아오지 않았던 엄마, 어렸을 적 갑자기 하늘의 별이 되었던 엄마, 그런 엄마를 오랫동안 미워했지만 이제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나 또한 따뜻하게 응원해 주고 있다.
‘글벗’에 관한 중국문학 박사인 소오생(笑傲生) 작가의 좋은 브런치 글을 소개해 본다. 벗/친구'는 한자로는 '朋友'라고 쓴다. 현대 중국어로 “펑 여오”라고 읽는다. ‘붕(鵬)‘은 아주 높은 하늘을 올라간다는 신화 속의 새이다. ‘봉(鳳)‘과 비슷한 개념이면서도, 외형적으로 볼 때, '두 날개(朋)'의 모습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하게 구별된다.
온전한 두 날개가 함께 힘찬 날갯짓을 해줘야만 구만리 창공으로 날아올라갈 수 있는 새, 그 새가 바로 ‘붕(鵬)’이다. ‘붕(朋)’은 바로 그 원동력이 되는 '두 날개'를 의미한다.
‘붕(朋)’은 '나의 벗'이자 바로 곧 '나 자신'이기도 하다. ’ 벗'은 '나'와 분리할 수 없는 존재로, 어느 한쪽만 존재하는 날개는 이미 날개로서의 효용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友'는 ‘두 개의 손' 모습으로, 즉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손에 손을 맞잡고 도와준다'라는 뜻이다. ‘朋'이 정신적 개념인 점을 생각할 때, '友'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뉘앙스를 지니고 있는 상호 조화를 이룬 보완 관계임을 짐작할 수 있다.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글로 벗을 만나고,
벗과 함께 사랑의 실천을 돕는다.
-공자 <논어 · 안연顏淵>
'벗(朋友)‘이란 다른 의미가 아니었다. 바로 '글벗'이라는 뜻이었다. ‘글벗‘들과 함께 '글쓰기'를 통해 사랑을 실천해 나가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 공자의 당부 말씀이었다.
글쓰기는 늘 자신을 돌아보며 경계하고 격려하는 일이다.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추고, 하나라도 더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의 수단이지만, 가장 힘들고 고된 정신노동이기도 하다. 그러니, 아주 먼 세계 각국의 글벗들까지 꾸준히 찾아와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브런치는 너무나 큰 즐거움이요,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士, 爲知己者而死)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죽어도 한이 없겠다 (得一知己, 死無可恨)
인간에게는 누구나 약점이 있게 마련이기에 옛 지성인들은 일단 명철한 판단력으로 한 인간의 ‘내적 가치’를 인정하게 되면, 결정적 잘못이 아닌 한, 최대한 상대방의 결점을 포용함으로써 그가 궁극적으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런데, 굳건하고 영속적인 친교 관계는 좀처럼 얻기 어렵다. 인생 항로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인지라 어느 한 개인의 의지대로만 나아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소오생 작가의 글이다.
나의 내적가치를 알아봐 주는 朋友, 나의 글벗들과의 소중한 인연에 감사함을 전하며, 많은 글벗들과의 영속적인 친교관계를 다짐해 본다. 앞으로 브런치에서 글벗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