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위가 이어지던 어느 날
두꺼운 외투를 껴안고 분주히 집을 나섰다.
어, 이게 뭐야
이렇게 따뜻할 줄이야
갑작스럽게 겨울바람이 온기를 품은 채
온몸을 휘감아 돌아 거리마다 퍼트리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봄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와주는구나
고맙다, 봄아
잊지 않고 찾아와 주니
더할 나위 없이 좋구나
또다시 긴 겨울을 지나
기다릴 때에
늦더라도 와주기를
마침내 오고야 마는 너로 인해
필히 기억하리라
늦은 때란 없으며
반드시 내게도 와준다는 것을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