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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비티 Jun 27. 2024

오르막 길

샤브르베시/림체


쌀쌀한 밤이었지만 잘 잤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속을 든든히 채운 후

배낭을 짊어지고 길을 나서봅니다.


해가 떠오릅니다.


일단 지금은 뒷동산 소풍가는듯한 기분입니다.


강가를 따라 걷습니다. 다리도 건너구요

푸르른 강물, 흙과 돌멩이, 똥, 말, 다람쥐, 족제비

많은 것들을 보며 걸어갑니다.


저도 있어요.


송아지도 있습니다.


오며 가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꼭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또 걷고 걷습니다.


밥과 작대기입니다. 둘다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걷고

그러다가 힘들면 쉬고, 또 걸어 올라갑니다.

사진도 계속 몇 장 남겨보아요.


고도는 이천여 메다 중반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꽤나 순조롭네요.

날씨도 정말 끝내줍니다.


어느덧 오후 세시가 넘어갑니다.

이른 시간이지만 짐을 풀기로 했어요.


볕이 잘 드는

림체에서 하루 묵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다섯 시 즈음이 되면

아주 깜깜해지기 시작하거든요.


정말 멋진 노을이었어요


(대부분의 산장은 숙소비가 따로 없습니다.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비로 계산합니다.)


미지근한 물로 간단하게 씻고 나오니

벌써 해가 넘어갑니다.


저는 알감자입니다.


벌써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사장님 내외분과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모든 투숙객들에게 메뉴를 물어봅니다.


저는 알감자를 시켜서 먹었는데

맛이 참 좋았네요.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지구별 곳곳에서 온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궁이에서 밥을 하십니다.


카드게임을 즐기는 친구들, 책을 읽는 친구들

모닥불 앞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사랑하는 이들에게 엽서를 써보았습니다.


밖에 나가면 왠지 별이 많을 것 같아서

잠시 밖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요?


하늘 반 별 반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네요.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

친구들을 불렀습니다.

하나 둘 나와 함께 별을 구경하며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정말 흔한표현이지만

크디 큰 우주 속에서 나는

작은 먼지같은 존재라는걸 다시 느낍니다.


 많고 많은 별들 중 지구별의

많고 많은 사람 중 한 명인 나



아무튼 열심히 재밌게 살아야겠습니다.


쌀쌀하네요


쌀쌀하기도 하면서 따듯한

림체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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