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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Aug 07. 2024

1.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나갈 길

정신의 혁명

이 글은 물리학과 생물학 분야에 몸 담고 일한 경험을 토대로, 일반인들에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첨단 바이오산업의 전망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에 의한 정신의 혁명"시대라고 한마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핵심 변화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만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 가치관,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하게끔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의 일상생활, 직업, 그리고 사회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 인간의 의식과 정신을 규명하고 사고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혁명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위성, 인터넷, 스마트 폰의 발달로 이제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통화하고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전 세계 사람들이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요? 나는 누구인가요? 과거에는 인간 하나의 개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인간과 인간의 네트워크에서의 인간으로 관심이 옮겨간 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혁명시대에 나의 중심을 잡고 기술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4차 혁명의 시대에 내가 내는 세금으로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미래를 위해 대비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생명연구와 약물개발 과정

생명에 대한 연구는 서양이 좋아하는 연구방식인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에 대해 잘 알면 모든 생명현상을 다 설명할 수 있다”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세포 하나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고 그곳에서 생명의 본질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의 세포를 가지고 실험할 수가 없으니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동물들의 여러 장기에서 세포들을 분리해서 실험실에서 키워 보다가 세포를 액체질소에 급속냉동했다가 다시 녹이면 세포가 다시 잘 살아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량으로 세포를 키워서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후로 세포연구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물 세포, 특히 쥐의 세포 수준에서 얻은 결과를 쥐에 직접 적용해서 약물을 개발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되죠, 그래서 미국의 경우 학교 연구소를 포함 거대 제약 회사들에 의해 매년 1000만 마리 이상의 실험쥐와 토끼와 개등 80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을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거대 국가들을 포함하면 연구용으로 희생당하는 동물들의 수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연구자들이 사람의 건강증진을 위해 일하는 건지 아니면 쥐의 복지를 위해 연구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사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실제 인간에게 적용할 때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동료에게 우스개 소리로 미국의 보건복지부인 NIH(National Institute of Health)를 NIM (National institute of Mouse)으로 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얻은 연구결과물을 인간에 적용할 약물로 개발하기까지는 그야말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 보다도 어렵습니다. 일반인들은 거대 제약산업의 실상을 잘 모릅니다. 실제로 약물 후보 물질 10,000개 중 단 하나만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된다는 충격적인 통계는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10,000개의 약물 후보 물질을 스크리닝 해서 잠재적 유망물질을 선별합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세포/동물 실험을 통해 독성실험을 합니다. 이를 통과하면 실제 사람에 적용해서 임상실험을 실시합니다. 즉, 임상 1차, 2차, 3차를 거치면서 약물의 안정성과 용량을 정하고 막물의 효능과 부작용을 테스트하고 마지막으로 이를 대규모  임상집단을 통해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칩니다. 이과정을 무사히 통과하면 FDA승인을 거쳐 새로운 약물이 시장에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과정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소요되고,  실패비용을 포함하면 승인된 약물 하나당 26억 달러 이상의 어마어마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26억 달러는 한국돈으로 대략 3조 6천억 원이며, 오늘날 가치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브리지를 두 개를 지을 수 있는 돈이고 NASA에서 화성에 보내는 우주탐사선 (Mars Pathfinder)를 보내는 프로젝트 전체 자금과 맞먹습니다.


좀 허망하지 않나요? 인류가 사용하는 수많은 약물 중 단 하나의 약물을 개발하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자금이 든다는 것입니다. 실제 개발한 알약 하나의 생산 단가는 수센트에 불과한데 말이죠. 그러니까 새로 시장에 진입한 약물의 가격이 상상이상으로 터무니없이 비싼 것입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과학자들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연구용으로 희생당하는 동물들을 보호하고 규제하기 위해 다양한 운동과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약물 개발 단가를 줄이려는 노력을 치열하게 하고 있죠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동물대상 실험을 줄이고 대신 인간의 미니장기라고 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해서 보다 인간에 가까운 환경으로 실패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또한 한 번에 대량으로 스크리닝 하는 방법인 고효율 스크리닝 (high throughput screening)을 통해 시간과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약물개발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실험을 하고 이를 고효율 스크리닝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서은 첨단산업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공학적인 부분보다도 더 중요한 부분이 거대 데이터를 핸들링하는 인공지능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줄기세포의 발견과 오가노이드의 출현은 다분히 하나의 법칙을 추구하는 서구식 발상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세포 하나의 생명현상을 완전히 규명한 다고 해서 인간 몸 전체의 생명 현상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생명현상은 세포들 간의 네트워크에서 생겨난다고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세포들을 같이 키워서 세포들 간의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포를 3차원적으로 키워서 해보기도 하고, 이제는 스템셀 연구의 발달로 미니장기라고 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장기의 오가노이드를 서로 연결해서 실제 사람몸의 구성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 여러 장기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인간의 생명활동과 유사한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환경을 구현해서 연구하면 엄청나게 큰 실험 데이터가 만들어집니다. 당연히 인간의 힘으로는 이러한 초거대-빅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할 수가 없죠, 그래서 우리는 생명과학 연구에 엄청난 양의 연산이 가능한 슈퍼컴퓨터에 가까운 컴퓨터와 이 빅테이터를 분석할 인공지능의 기술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AI 기술이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하지만 AI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것이고 AI 기술 없는 미래의 바이오산업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첨단 바이오산업과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입니다. 첨단 바이오 연구는 소량의 환자의 바이옵시 샘플에서 시작합니다. 이 소량의 조직 샘플로부터 우리는 여러 가지 통상 오믹스라고 불리는  생물학적 데이터의 총체적 분석을 통해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첨단 바이오 연구 기술을 적용합니다. 오믹스는 유전체학(genomics), 전사체학(transcriptomics), 단백질체학(proteomics), 대사체학(metabolomics)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뉘며, 각각의 오믹스 기술은 특정 생명 현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유전체학은 환자의 전체 염기서열을 초고속으로 해독하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전사체학을 통해 환자의 세포 내에서 발현되는 모든 RNA를 분석하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백질체학을 통해 발현된 유전자를 통해 만들어지는 단백질들을 연구하고 분석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사체학을 통해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사산물을 연구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소량의 환자 조직 샘플로 수많은 데이터가 통합적으로 얻어집니다. 이를 다중 오믹스 분석 (Multi-Omics Analysis)이라고 하고 다중오믹스 분석은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연구하는데 강력한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의 조직 샘플로 얻어지는 수많은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질병 진단, 예측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내려면 엄청나게 큰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딥러닝기술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러한 데이터를 핸들링할 수가 없습니다.

딥러닝 모델과 블랙박스

우리는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은 의료분야에서 데이터 분석 및 질병 예측에서 아주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IBM Watson은 암 진단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치료 옵션을 제안합니다. 또한 금융분야에서도 AI는 주식 시장 예측, 사기 탐지 등 금융 데이터 분석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조업 분야에서 AI는 자동화 및 효율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고 Chat-GPT와 같은 최첨단 언어 생성 모델은 인간의 모든 활동분야에서 거의 비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습니다. AI 모델 중 특히 딥러닝 모델은 마치 "블랙박스"처럼 작동합니다. 인간은 딥러닝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의 과정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분명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어떤 이유로 이 결과를 얻었는지 내부 작동 원리를 시원스럽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인간이 알 수 없는 블랙박스가 딥러닝 분석 과정 중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AI는 훈련된 데이터에 의해 성능이 좌우되므로, 데이터가 편향되어 있으면 AI의 결과도 편향될 수 있습니다. 또한 AI는 보안 및 프라이버시 침해나 유출등에 취약합니다. 그리고 AI의 결정에 대한 책임 주체가 모오해 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인공지능 수준으로는 결과를 정확히 신뢰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미래에 좀 더 완성된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된다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의 결과는 참고용으로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딥러닝에서 발생하는 블랙박스 문제는 동양의 역학(易學)에서 점을 쳐서 얻는 결과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역학 역시 점이라는 블랙박스를 통해서 결과가 나오는데 우리는 왜 그러한 점괘가 나오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역학은 미래를 아주 잘 예측하는 학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결론

인공지능의 발달로 모든 관심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4차 혁명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나를 알려고 하면 물질적인 나가 아니라 정신적인 나를 알아야 합니다.  정신이 어떻게 발현되고 마음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야, 인공지능의 시대에 올바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상이 없고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인공지능이 만든 가상의 인간과 내가 어떻게 차별화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현대의 인공지능기술로도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은 물론 사람의 모습까지도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히 카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상에서는 누가 진짜고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로봇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표정도 따라 하고 있고, 앞으로 멀지 않은 시기에 사람과 정말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사람 로봇이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시대에 사람은 무엇으로 인공지능과 차별화가 될까요?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필자는 무엇이 인간을 인공지능과 차별화할 수 있는지 Chat-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창의성, 감정, 윤리적 판단, 문화적 이해, 복잡한 문제 해결, 자아 인식 등을 열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적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 음악등 예술분야에서 인간을 추월하고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사랑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윤리적 판단이나 문화적 이해도 역시 현재는 약간의 인식차이가 있을지언정 인간과의 차별점이라 하기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면 복잡한 문제해결일까요? 아직은 인공지능이 대학생 수준이라지만 곧 박사급 수준을 뛰어넘으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복잡한 문제를 더 잘 해결하겠죠. 그러면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우월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 남은 자아 인식인가요?


2013년 개봉된 허(Her)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인공지능 운영체제(OS)인 사만다(Samantha)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사만다는 자아 인식과 감정을 가지며,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존재로 나옵니다.


물론 인공지능이 자아인식을 갖는 것은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의 인간들도 철학적으로 또는 인지과학적(Cognitive Science)으로 인간의 자아란 무엇인지 의식이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이니까요. 만일 철학과 인지과학에서 인간의 자아나 의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규명한다면 그때에는 인공지능도 자아나 의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별 지울 수 있을까요? 과연 인간과 똑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로봇과 인간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단군조선의 대선사인 유위자는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靈長)인 것은 우주생명(宇宙生命)의 돌발점(突發點)이며, 사람이 가장 귀한 것은 하나의 사상(思想)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인간 다 우려면 사상이 있어야 하고 사상이 있어야 인공지능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명령어에 의해 지식을 말할 뿐 스스로 사상을 가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인간의 존엄을 갖게 되고 나를 바로 알아야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으면서 4차 산업혁명이 구현하는 새로운 세상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나만의 사상을 갖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행복하게 마음껏 물질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나 자신을 알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공지능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한반도에서 이루어질 정신혁명에 동참하시지 않으렵니까?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아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으면서 최선을 다하세요.

오늘도 소중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3분 명상 (음악은 Udio로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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