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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 Jan 16. 2024

주식은 너무나도 쉽다

물론 돈을 버는 것은 어렵다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굉장히 쉽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그러면 싼 시점과 비싼 때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제는 어렵다.


내 대학 시절 전공과목 중 거의 유일하게 학점이 잘 나왔던 과목은 확률 및 랜덤과정인데, 꼭 이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도 기댓값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어릴 때 배워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확률론에서 확률 변수의 기댓값은 각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이득과 그 사건이 벌어질 확률을 곱한 것을 전체 사건에 대해 합한 값이다.

거창하게 써놓으니 이해하기 어렵지만, 문장의 핵심은 얻을 수 있는 '이득' 과 사건이 벌어질 '확률' 에 있다.


똘똘 상사라는 주식이 있다.

똘똘 상사가 앞으로 세계적 거대기업인 튼튼 상사에 인수가 된다는 소문이 돈다.

인수 확률이 50% 이고 성공 시 주가 상승 예상치가 2000원, 불발 시 하락 예상치가 1000원이라면 약 500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똘똘 상사가 싼 시점은 바로 지금, 그리고 비싼 시점은 인수 발표 후가 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모두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위 계산식의 요소인 확률과 이득 모두 정량적으로 산출하기 어렵다.

확률은 튼튼 상사의 고위직 임원, 즉 이해 관계자가 아니고서야 알 수 없을 것이며 본인이 주가를 움직이는 세력이 아닌 다음에야 이득 또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일부의 지분을 투자하여 협력 관계를 구축하거나, 갑자기 적대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즉 일어날 수 있는 이벤트의 수 자체가 유한하지 않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우리가 자산 분배 및 리스크와 손익비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모든 거래에서 양의 수익을 거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카드가 좋으면 분명히 배팅을 크게 해야 한다. 하지만 잃어도 재기할 수 있을 만큼 배팅을 해야 한다.

카드가 좋지 않으면 판을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좋은 카드로 그보다 많이 벌어 와야 한다.

확증 편향으로 인해 한 자산에 너무 과도한 비중을 실어서 틀렸을 때 크게 잃거나, 성공적 거래의 이익을 너무 적게 가져가고 반대의 경우 손실을 크게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한다면 우리의 자산은 서서히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정확한 확률과 근거 없이 산출된 이득을 가지고 도박판에 들어간다면 달콤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여기서 도박에는 없지만 주식은 가지고 있는 다른 요소를 접목한다면 품속에 카드 한 장을 더 숨겨 놓은 듯 든든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시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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