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엄마
진짜 엄마란 무엇일까 문득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낳는 순간 엄마가 된다. 하지만 내가 낳은 자식이라고 무작정 엄마라는 타이틀을 받아도 되는 걸까?
사회적 이슈를 들여다보면 자기 배 아파 낳았는데도 아이를 너무 쉽게 버리고, 학대하고, 방관한다.
그리고 난 그런 거지 같은 뉴스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이를 낳고 길러본 사람이라면 나처럼 남의 자식 일이라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한 거다.
임신을 하고 엄마가 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책임감을 안게 되는 것임을 여자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 내 몸도 변할뿐더러 감정기복도 오르락내리락 요동을 치는데 그 모든 변화를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고 컨트롤할 수 없다면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제대로 된 피임으로 책임질 수 없는 후회를 만들지 말아야만 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엄마가 된 이후부터 '나'는 서서히 사라지고 '우리'가 된다. 모성애 뛰어난 나도 처음으로 아이가 있어서 불편하다고 생각한 건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못할 때였다. 나는 혼자서도 해외여행을 훌쩍 떠나는 즉흥 트래블러였는데 아이가 있으니 그 모든 것이 차단이 돼버린 것이다. 그건 비단 여행뿐만이 아니라 직장에서의 출장 또한 마찬가지다. 직업 특성상 해외출장이 잦은데 아이가 있으니 조금만 길게 가도 아이가 눈에 밟혀 가슴이 미어진다. 그렇게 내가 좋아해서 했던 모든 것들을 이제는 아이를 제일 먼저 생각하고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진짜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