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 차준생의 茶이야기
'다시 말하지만 낭만이 아니다, 남만이다.'
차를 마시기 이전, 중국에 가본 적도 없는 내게 중국에 대한 지리/지역 정보는
거의 대부분 삼국지와 각종 무협지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지식수준에서 내게 운남, 혹은 윈난 성은
바로 삼국지의 맹획과 축융부인이 다스리던 나라, '남만의 나라'라는 이미지였다.
중국 대륙의 남단에 위치한 지역으로
동남아 지역과 인접한 지리적 특징 때문인지,
삼국지의 묘사를 빌리자면 남만지역은 독사가 우글거리며, 독초가 많고, 숲이 우거진,
코끼리까지 사는 거의 아마존 밀림 같은 곳으로 묘사되어 있기도 하다.
제갈량이 남만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잡아 일곱 번 놓아주었다는 '칠종칠금'의
고사성어로도 유명한, 그 남만의 위치가 바로 지금의 '운남성' 이라고 한다.
특히나, 중국의 보이차들을 마시다 보면 쉽게 운남성 또는 윈난성이라는 중국의
지명을 자주 접하게 된다. 운남성은 보이차의 주산지로,
과거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한 길이었다는
'차마고도'의 시작 지점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운남성에서도 아주 오래된 차나무들의 군락지가 있는 산지,
멍송(맹송)이라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또한 처음 운남성의 보이(푸얼) 지역에서
생산된 차라고 해서 보이차라고 이름 붙여지기도 했다고 하니,
그만큼 보이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1,000살도 넘는 나무, 고수들이 모여 있는 군락지라...
상상만 해도 이 얼마나 장관인가!
또한 글을 쓰며, 몇몇 사진들을 찾아봤는데,
운남성의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고 할만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듯 보였으며,
운남성은 고지대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사계절이 봄과 같은 기온이라고 한다.
날씨 또한 사납지 않고 온화하다고 하니...
서술된 내용만 본다면 정말 '도원향'이 따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삼국지의 저자 '나관중'은 운남지역을 독사가 우글거리는 밀림으로 묘사했을까?
언젠가 이 운남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이 온다면 자연스럽게 내 궁금증들도 풀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진짜 독사가 우글거리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