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생각
최근 친구가 내가 다니는 짐에 등록했다.
본래 그렇게 까지 뚱뚱한 친구는 아니었는데,
최근 대체 뭘 먹고사는 것인지,
턱은 이미 실종된 지 오래고, 배는 남산만 해 졌으며,
목도 없어질 정도로 살이 찌는 것을 도무지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한두 달을 놀리고 괴롭혔더니,
결국 이렇게 나와 함께 운동을 하게 되었다.
'딱히 나랑 같이 하자는 얘기는 아니었는데...'
뭐 어찌 되었든, 이렇게 최근 며칠 친구와 운동을 같이 하며
벌어진 일이다.
나는 옷을 벗을 때, 머리부터 순차적으로 발끝까지 벗어 놓는다.
겉옷, 웃옷, 바지, 속옷, 양말 그리고 액세서리(시계)
이렇게 벗어 놓으면 당연히 양말과 시계가 제일 위에 위치한다.
그래서 나는 반대로 옷을 다시 입을 때는
벗을 때와 역순으로 액세서리(시계), 양말, 속옷... 이렇게 입는다.
그날도 운동이 끝나고 옷을 갈아입으려, 양말을 신고 있는데,
친구가 매우 괴상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알몸에 양말부터 신어?, 너 변태냐?"
"응? 이게 이상해? 왜?"
"어 매우 변태 같아"
"어째서?"
"알몸에 양말은 흡사 알몸에 넥타이와 비슷한 느낌이야, 이 변태 자식아"
"에에??? 너의 사고 회로가 이상한 거 아냐?"
"누가 알몸에 양말부터 신냐?, 어우 더군다나 이 자식 알몸에 시계까지 찼네"
"뭐가 어때서?"
"와, 이거 물건이네, 완전 상 변태야!!!"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다.
알몸에 양말부터 신으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는 것 인가?
듣고 보니 조금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면 안 되는 건가?'
뭐 슈퍼맨처럼 바지 위에 속옷을 입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끄럽게 난리인지 잘 모르겠다.
근데 진짜 양말부터 신으면 안 되는 건가?
근데 이게 서른도 훌떡 넘은 성인이 하고 있을 고민인가?
그만 생각하는 게 좋겠다. 이러나저러나 정상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