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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동정하고 동경하는 작가 2

문금동과 <인정루>

by 이희준

제가 관심 있는 작가 중에 문금동이라는 고려인 작가가 있습니다. 고려인들이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를 당한 후, 문금동은 불편한 몸으로 타지키스탄의 한 국영농장에서 평생을 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농장에서 일하면서 22년 동안 <인정루>라는 거대한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문금동은 제가 예전에 말한 헨리 다거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평생을 불우한 환경 속에서 살았다는 것, 육체노동으로 연명하면서 소설을 썼다는 것, 그리고 한 편의 거대한 소설을 수십 년 동안 썼다는 것 등이 그렇습니다.


문금동이나 헨리 다거와 같은 작가들에 대해서 알게 될 때마다 저는 깊은 안쓰러움과 존경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도대체 이놈의 예술이 무엇인지,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건가 싶습니다.


그래도 전 소설이 좋습니다. 그게 세상에서 가장 좋고, 그건 아마 문금동과 헨리 다거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힘겨운 삶을 살았을 문금동 작가가 마냥 안쓰럽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작가에게 중요한 건 작품이겠죠. 그가 어떤 삶을 살았든, 그 삶이 어떤 꽃을 피워냈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죠.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썼느냐 역시 중요할 것입니다.




문학에 진정성을 가진 세상의 모든 작가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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