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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준 Jun 12. 2024

43일만에 장편소설 한 권 쓰기

새로운 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브런치스토리에 연재한 <흑마법서>의 경우에는 구상, 집필, 퇴고에 총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3년! 여러분 3년 동안 소설 한 권을 쓴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십니까?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거쳐서 마침내 소설을 완성하자 참으로 감개무량하고 기쁘더군요.

 하지만 기쁜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책이 출간이 안 되었으니까요.

 <흑마법서>가 출간되지 않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브런치 독자분들에게 이 소설을 공개하고 또 몇몇 분들에게 잘 읽었다는 응원도 받아서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3년 동안 쓴 <흑마법서>는 출간이 되지 않았지만, 반면에 43일 만에 쓴 소설은 출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저의 책 <푸른 용의 나라>는 구상, 집필, 퇴고에 총 43일이 걸린 소설입니다. 장편소설을 43일만에 완성한다는 건 꽤나 빠른 일이죠. 제가 지금까지 쓴 소설 중에 가장 빨리 쓴 소설입니다.

 이번 소설을 빨리 쓸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든 소설, 모든 창작에는 운이 가장 중요하겠죠. 저는 어느 날 '오랜만에 다시 청소년 소설을 써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가진 소설이어야겠죠. 그래서 저는 '여왕이 용을 물리치고 여의주를 가져온 용사에게 보물을 하사한다'는 설정을 생각했고, 그 설정을 바탕으로 평범한 고등학생이 용을 물리치고 여의주를 가져오는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 청소년의 관점에서 본 권력과 왕정, 민주주의의 가치, 그리고 청소년의 진로와 꿈에 대한 주제를 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나니까 이야기가 저절로 빠르게 만들어졌습니다. 전 옛날부터 '용'에 대한 소재로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 소설 속에서 용을 사악한 괴물로 그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정반대로 지혜롭고 초월적인 존재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핵심 소재인 용이라는 캐릭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펼쳐 나왔습니다.


 마치 용의 기운을 받은 것처럼 소설은 빠르게 쓰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쓴 소설을 감사하게도 초봄책방이라는 출판사와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최근에 소설이 나왔고, 전 무엇보다도 표지와 삽화가 마음에 들어요. 1210목유 작가님이 그려주신 멋진 그림은 제가 생각한 청룡의 이미지를 아주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앞으로 제가 43일보다 더 빠른 기록으로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소설을 쓰느냐겠죠. <푸른 용의 나라>의 여왕 린과 고등학생 소년 민혁처럼, 저 역시 문학 앞에서는 거대한 용 앞에 선 소년처럼 작고 미약한 존재라고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훌륭한 소설을 열심히 쓰겠다고 다짐합니다.


 <푸른 용의 나라>는 소년과 소녀의 꿈에 대한 이야기, 정치에 대한 이야기,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 우리 현대사가 흘린 피를 은유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우리 청소년들, 그리고 독자들에게 소설을 읽는 재미와 함께 꿈과 민주주의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표지 멋있죠?


 점점 더워지는 여름입니다. 브런치 독자분들 모두 시원하게 재미있는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시 글쓰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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