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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그라나다] 드림 팰리스, 알함브라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남유럽여행

by Kyros YN

▲ 알함브라(Alhambra) 전경 © Jorge Fernandez Salas






많은 여행기와 여행담은, 스페인 유명 관광지에서 소지품 도난과 차량파손 및 치안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개인 차량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를 장기간 여행하는 경우, 차량문제와 여행품 도난은 향후 여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관리인이 상주하며, 보안설비가 잘 갖추어진 주차장 선택이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의 스페인 여정 중 그라나다(Granada) 알함브라(Alhambra)는 일반차량의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이다. 다른 도심지와 마찬가지로 방문지에 가깝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주차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라나다 시내에 적절한 주차장이 몇 곳 있지만, 주차 후 택시 등 별도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최종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알함브라에서 몇 분 거리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주차비를 정산하는 사무시설은 있으나 널따란 야외주차장의 보안이 잘 이루어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0231021_141133-cp-cp.png ▲ 알함브라(Alhambra) 야외 주차장 © Kyros YN 2025


알함브라 궁전지구에 위치한 호텔에 투숙하면 알함브라 내부에 일반차량의 안전한 주차가 가능하며, 별도의 입장료가 요구되는 나스르 궁전(Nasrid Palace) 등을 제외하면 알함브라 궁전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궁전 경내(境內)에 위치한 그라나다 파라도르(Parador de Granada)에 투숙하는 것이 좋다.




그라나다 파라도르(Parador de Granada)


호텔 객실 예약 후 통보된 이메일에 운전자와 차량정보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알함브라 궁전 출입구 검문 시에 호텔 정보조회 후 투숙객 차량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궁전을 여행하며 호텔 레스토랑이나 야외 테라스에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고 투숙기간 중 자유롭게 경내 산책 등을 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하다.


20231021_115331-cp-1.png ▲ 알함브라(Alhambra) 경내, 그라나다 파라도르(Parador de Granada) 출입구 © Kyros YN 2025


호텔은 나스르 왕조의 왕자 궁전(Nasrid Palacio de Los Infantes)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 무어인 궁전은 15세기말 가톨릭 군주들에 의해 수도원(Convento de San Francisco,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으로 개조되었으며, 군주들의 무덤 안치 장소로 선정되었다(출처: https://paradores.es).


원래 안뜰은 회랑으로 개조되었으나 여전히 보존되어 있으며, 아랍식 방과 아랍식 목욕탕(Hammam)도 그대로 남아 있다. 호텔 소재 박물관 관람과 왕실 운하가 지나가던 여름 궁전, 헤네랄리페(Generalife)의 장관(壯觀)도 조망할 수 있다.


33509803022_0be4dd638e_o-Cris Waller-cp.png ▲ 그라나다 파라도르(Parador de Granada) 전경 © Cris Waller




알함브라(Alhambra)


알함브라는 아랍어에서 유래되었으며, “붉은 성채(Al-Ḥamrāʼ) 또는 주홍색(Vermilion)”을 의미한다. 이는 아마도 성탑과 성벽의 색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산맥의 푸른 언덕에 자리 잡은 빛나는 보석”이라는 시적 은유(Poetic Metaphor)에 따라 "에머랄드 속의 진주"라 불린다.


알함브라는 접근이 어려운 다로(Darro) 강변의 바위 언덕(Sabika Hill) 위에 초기 군사 요새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13세기 중반 나스르 왕국(Nasrid Kingdom) 건국과 초대 왕 알하마르(Alhamar)에 의해 첫 궁전이 건설된 후 그라나다의 왕실 거주지이자 궁정으로 변모했다(출처: https://www.alhambra.org).


jorge-fernandez-salas-fIx_MKrH4RY-unsplash-cp-4x3-1.png ▲ 붉은 성채, 알함브라(Alhambra) © Jorge Fernandez Salas


13~15세기에 걸쳐 군사 구역(Alcazaba, 알카사바)과 궁정 도시(Medina, 메디나)로 완성된다. 1492년 가톨릭 군대가 그라나다를 정복하면서 기독교 궁정으로 변모된 후, 1868년 혁명으로 왕실에서 분리되어 국가 소유가 되었다(출처: 上同). 1870년 “국립 기념물”로, 198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된다.


이곳은 4월 1일~10월 14일까지 주간은 오전 8시 30분~오후 8시, 야간은 오후 10시~11시 30분 그리고 10월 15일~ 3월 31일까지는 오전 8시 30분~오후 6시, 야간은 오후 8시~9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알함브라 구역 주간 입장료는 성인 기준 €21.00(약 3만 5천 원), 야간은 €12(약 2만 원)이다.


Mapa.TiposVisitas-4x3.png ▲ 알함브라(Alhambra) 안내도 © https://www.alhambra-patronato.es


알함브라 건축물은 이슬람 철학, 정치적 권력, 지상 낙원 추구를 반영한 심오한 상징주의적 태피스트리(Tapestry)로 표현할 수 있다. 정교한 타일 작업(Zellij)과 기하학적 아라베스크 문양(Arabesques)은 창조의 무한성과 신성한 통일성을 나타내며, 벽을 장식하고 있는 쿠란(القرآن , Qur'an) 구절과 시적 비문의 서예(Calligraphy)는 영적 진리를 상기시킨다.


Arabesq & Tile Design-cp.png ▲ 아라베스크 문양(Arabesques), 모자이크 타일 장식(Zellij) © Transformed from Alex & Pavel Nekoranec


벌집형 천장(Muqarnas, Bóveda de Panal)은 천상의 신성한 질서를 상징한다. 궁전 중정의 연못, 분수, 수로는 생명과 순결 그리고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물을 소재로 수목과 어우러져 쿠란에 묘사된 지상 낙원(Earthly Eden)을 구현한다. 또한 통치자들의 권위와 문화적 세련미를 과시하며, 이슬람과 기독교 영향력의 층위적(層位的) 역사와 공존을 의미한다.


20231021_120538-cp-Half.png ▲ 알함브라(Alhambra) 궁전구역 정원 © Kyros YN 2025




나스르 궁전(Palacios Nazaríes)


‘나스르 궁전’에 세 개의 독립된 구역이 있는데, 궁전의 반 공개 구역(Selamlik, 셀람리크)인 멕수아르(Mexuar)는 사법 행정과 국정을 담당했다. 코마레스 궁전(Palacio de Comares)은 왕의 공식 거처였으며, 전형적인 이슬람 양식으로 장식되어 있다. 사자 궁전(Palacio de los Leones)은 궁전의 사적 영역으로 하렘(Harem)이 위치했으며 기독교적 예술의 영향을 보여준다(출처: https://alhambradegranada.org).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궁전의 본질을 유지해 오고 있다.


‘사자 중정’의 이름은, 중정 중앙 분수의 일부인 물을 뿜어내는 열두 마리 사자에서 유래했다. 주변을 둘러싼 열두 마리 사자 위에 십이각형 수반(Dodecagon-shaped Basin)이 놓여 있다. 이 백색 대리석 분수는 중요한 이슬람 궁전 조각품의 하나이다. 분수대 테두리에는 이븐 잠라크(Ibn Zamrak)의 시(詩)가 새겨져 있다.


20231021_123138-cp.png ▲ 나스르 궁전(Palacios Nazaríes), 사자 중정(Patio de los Leones) © Kyros YN 2025


시(詩)는 흐르는 물을 우아함의 상징으로 칭송하고 자연과 건축 그리고 신성한 아름다움 사이의 조화를 찬양하며, 이슬람적 이상인 우주적 질서와 영적 성찰을 반영함으로써 분수를 시각적·시적 걸작으로 승화시킨다.


Claude ROUGERIE-3x2.png ▲ 사자 중정(Patio de los Leones), 대리석 분수대 © Claude Rougerie


나스르 궁전의 아라야네스 중정(Patio de los Arrayanes)은, 중정 연못 위로 투영되는 정교하고 우아한 이슬람 양식(Islamic, Moorish Design)의 궁전 건축물과 푸른 하늘 그리고 흰구름의 환상적인 조합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


20231021_122826-cp.png ▲ 아라야네스 중정(Patio de los Arrayanes), 연못 속 궁전 © Kyros YN 2025



20231021_122528-cp-1.png ▲ 아라야네스 중정(Patio de los Arrayanes) © Kyros YN 2025


정의의 홀(Sala de la Justicia)로 불리는 왕의 전당(Sala de los Reyes)은 나스르 궁전 구역 내 사자 궁전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모카라베 돔(Mocárabe Dome)이 있는 세 개의 정사각형 홀로 구성되는데, 특히 중앙 돔에는 양가죽에 그려진 나스르 왕조 초대(初代) 10명의 술탄(Sultans)을 묘사한 천장화로 유명하다.


20231021_123818-cp-Half.png ▲ 왕의 전당(Sala de los Reyes), 모카라베 돔(Mocárabe Dome) 천장화 © Kyros YN 2025


스페인에서 아랍 건축양식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곳 또한, 이곳 나스르 궁전의 아벤세라헤스 홀(Sala de los Abencerrajes) 천장의 무카르나스(Muqarnas)이다. 이베리아 건축(Arquitectura Ibéri)에서는 모카라베(Mocárabe)라 하며 이슬람 건축 양식의 핵심 요소로 사용되는 입체 장식으로써, 벽면에 층층이 배치된 벽감(壁龕, Niches) 형태의 요소들이 아래층을 향해 돌출되어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출처: https://www.oxfordartonline.com).


그 독특한 형태로 인하여, “벌집형 천장”(Bóveda de Panal) 또는 “종유석형 천장”(Bóveda de Estalactitas)이라 불린다. 이곳을 감상한 후, 우리는 여행지의 여타 유사한 건축문양에서 더 이상 신선한 감동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20231021_123416-cp-Half.png ▲ 아벤세라헤스 홀(Sala de los Abencerrajes), 벌집형 천장(Bóveda de Panal) © Kyros YN 2025


이슬람 건축물의 정교하고 우아한 건축양식은, 인간의 무한한 창작력과 신을 향한 경외심(敬畏心)의 결정물이라는 표현 외에 달리 형언(形言)할 방법을 찾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알카사바(Alcazaba) 성채에서 조망하는 그라나다 도심 풍경 또한 마치 중세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국가의 노력과 시민의 관심으로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켜내는 곳에는 언제나 방문객이 넘쳐난다.


20231021_124334-cp-1.png ▲ 알함브라(Alhambra), 그라나다 도심 전경 © Kyros YN 2025




여름 궁전, 헤네랄리페(Generalife)


산책하기 좋은 날(20℃), 알함브라(Alhambra) 궁전·정원·요새 등의 관람을 마치고 동쪽에 위치한 13~14 세기 이슬람 술탄(Moorish Sultans)들의 안식처였던 여름 궁전 '헤네랄리페(Generalife)'로 향한다.


20231021_133119-cp.png ▲ 여름 궁전, 헤네랄리페(Generalife) 가는 길 © Kyros YN 2025


이슬람 양식에 후대의 기독교적 개조가 가미된 이 궁전 이름은 “지혜로운 자들의 낙원”을 의미하는, 아랍어 “Jannat al-‘Arīf”에서 유래했다. 과수원과 정원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궁정 생활에서 벗어나 휴식, 명상, 영농활동 등 휴양지 역할을 했던 장소이다.


20231021_133313-cp.png ▲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설산(雪山 )과 헤네랄리페(Generalife) © Kyros YN 2025


아세키아 정원(Patio de la Acequia)은 중앙에 수로가 흐르는 긴 중정으로써, 화려한 정원과 분수들이 양옆을 둘러싸고 있다. 계단식 정원에서 알함브라와 그라나다 도심의 파노라마 전망을 즐길 수 있다.


Anh Dinh-cp-Half.png ▲ 헤네랄리페(Generalife) 정원 © Anh Dinh



20231021_133946-cp-1-Half.png ▲ 헤네랄리페(Generalife) 조망 알함브라(Alhambra) 전경 © Kyros YN 2025


이곳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자연 경관, 물, 기하학적 건축양식의 조화로운 결합을 통해 이슬람의 이상적 낙원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Coia Anglès-cp.png ▲ 헤네랄리페(Generalife) 조망 그라나다 도심 전경 © Coia Anglès


알함브라 궁전 구역과 헤네랄리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통로의 수목 터널은, 마치 우리의 평화로운 여행을 축복하며 특별히 배웅해 주는 듯하다.


20231021_135713-cp.png ▲ 헤네랄리페(Generalife) 정원 수목 터널 © Kyros Y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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