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가 내게 주는
아침이 되어 세상에 나아가 살다 보면 가끔, 아니 빈번하게 사람에 의해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는 하루 종일 혹은 몇 일, 몇 주, 몇 달 동안 내게 흉터를 남기고 나를 괴롭게 한다.
슬픈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우리 강아지는 눈치를 본다. 사람도 타인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는 세상에서 내 기분을 눈치채고, 내 상처를 알아챈다.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는 세상 속에서 쉽게 아물지도 않고 흉터를 남기지만 집에서 강아지의 그 눈망울 속에서, 그 철없이 흔들리는 꼬랑지의 흔들림 속에서, 또는 곁에 조용히 와서 앉아 있는 그 엉덩이의 웃음끼 가득한 살이 나를 치유한다. 영화에나 나오는 캡슐에 나를 넣어 다시 살아갈 수 있게 상처를 치유한다.
인간보다 자연적인 그 동물… 나의 강아지.
-24.5월에 로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