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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택 Apr 30. 2024

Big2의 합병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3)

인천공항의 집중화

 셋째, 인천공항의 집중화 현상이다.

 

 인천공항은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제2 터미널을 신축한 후 기존 제1 터미널은 아시아나가 사용하게 하고 대한항공은 제2 터미널로 이전하였다. 그리고, 대한항공이 사용하는 제2 터미널의 제4 활주로 공사를 시작하여 완공 예정인 2024년에는 제1, 2 터미널의 전체 여객 수용력을 1억 600만 명으로 확장하여 세계 3위 공항의 지위를 유지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제1 터미널, 대한항공은 제2 터미널로 각각 분리 운영할 목적으로 확장 개발한 인천공항은 합병 이후에는 대한항공그룹이 제1, 2 터미널을 동시에 사용한다. 대한항공그룹은 인천공항 운영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거대한 협상력을 갖게 되며, 인천공항의 운영 정책은 대한항공그룹의 노선 운영 전략과 맥을 같이할 것이다. 


 대한항공의 노선 운영 시스템은 지방도시 지선 수요를 허브공항으로 집중해서 목적지 허브공항으로 운송하는 Hub &  Spoke System이다. 인천공항은 아시아지역 최고의 허브공항이 목표다. 지향점이 같다. 아웃바운드를 예로 들면, 대한항공의 운송시스템은 국내 지방도시의 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집중시켜 해외 허브공항으로 운송하는 것에 특화된 시스템이다. 국내 지방도시에서 직접 해외 지방도시를 연결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대한항공과 인천공항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지방도시 직항로 개설에 의한 지방공항 성장은 요원해지는 구조다. 


 김해공항을 허브로 운항하는 에어부산이 연속적인 항공기 도입으로 늘어난 공급력을 이미 포화상태인 김해공항에서 해소할 수 없었다. 늘어난 공급력을 대구공항으로 이전하였다. 김해공항의 수용력이 충분했으면 에어부산은 늘어난 공급력을 김해공항에서 소화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천공항의 수용력이 여유가 있고 충분하면 모든 공급력은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으로 흡수된다. 반대로, 인천공항의 수용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항공기 연결이 필요 없는 공급력은 지방공항으로 이전된다. 


 인천공항의 수용력은 지방공항의 직항로 개설과 직결된 문제다. 인천공항의 여객 수용력이 지속 확대되면 인천공항의 제1, 2 터미널을 동시에 사용하는 대한항공그룹은 인천공항의 집중화 현상을 가속화한다. 이는 글로벌 외항사의 인천공항 집중으로 이어진다. 너도나도 인천공항으로 집중하는데 국적 LCC라고 별수 있겠는가? 국적 LCC 역시  인천공항으로 집중하게 되니 지방공항의 해외 직항로 개설은 더욱 멀어진다. 


 인바운드의 경우는 수요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은 연간 국제선 여객 수용력을 기준으로 글로벌 3위 공항이다. 아시아지역 최고의 허브공항을 표방하는 인천공항의 환승수요 점유율은 2013년 18.7%에서 2019 년 11.8%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유럽 허브공항인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의 환승률이 36.6%인 것에 비하면 인천공항의 환승수요 점유율은 저조하다. 허브공항의 역할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은 여객 수용력 확장으로 항공사의 공급력이 집중되고 국제선 여객수는 증가했지만 환승수요의  성장세는 이를 따라잡지 못해 환승수요 점유율은 하락했다. 인천공항의 국제선 수요 집중을 기존의 아웃바운드 수요 집중에서 환승수요 집중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공항을 통한 동남아의 미주행 환승수요의 집중화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동남아 각 도시의 미주행 수요를 인천공항에서 환승하여 미주의 장거리 노선으로  운송하는 것에 장기를 발휘한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를 강화하여 미국 국내 연결노선을 확장하고  동남아 공급력을 확대하여 동남아 출발 미주행 수요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 대한항공의 배타적 경쟁력이다. 동남아 미주행 수요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을 강화한다. 이는 동남아 현지의 자국민 3·4 수요 유치에  유리한 현지 항공사와 경쟁 수요를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 3·4 수요: 자국에서 상대국으로 가는 수요를 3수요라 하고, 상대국에서 자국으로 오는 수요를 4수요라 한다. 자국과 상대국을 여행하는 수요를 말하며 이를 똑딱수요로 표현하기도 한다.


 동남아와 미주를 연결하는 중·장거리 노선 공급력 확대 역시  인천공항의 집중화 현상을 강화하지만 이는 환승수요 유치를 위한 허브공항의 중대한 역할이다. 정책 지원해야 한다. 다만, 중국 지방도시의 증가하는 중산층 인바운드 관광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집중시키는 것은 양국 간 항공 및 관광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 무역 및 투자 등 기타  연관 산업의 성장에도 유익하지 못하다. 인천공항으로 집중된 공급력이 막히는 성수기에는 중국인의 관광수요를 지방도시에서 흡수할 재간이 없다. 인천공항이 막히면 공급이 원활한 일본 지방도시와 동남아로 방향을 튼다. 한·중 지방도시  항공자유화를 통해 양국의 지방도시와 지방도시를 연결하면  중국 지방도시의 해외관광 수요를 지방공항에서 흡수할 수 있다. 우리의 항공과 관광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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