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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택 May 06. 2024

쿤밍에서 두보를 만나다(1)

다시 찾은 충칭

 4월 12일(금) 14:40분에 출발하는 CA440 인천-충칭 항공편 탑승수속을 위해 M 카운터를 찾았다. M 카운터는 인천공항 제1 터미널 3층에 들어서면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다. 에어차이나 항공편을 탑승수속하는 전용 카운터다. 제법 많은 여행객들이 긴 줄을 서있다.



 코로나 발병 이후 운항을 중단한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운항 중단 상태다. 색동날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충칭을 다닐 때는 몰랐다. 그 편안함을. 에어차이나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니 왠지 불편하고 맥빠진다. 5월 27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충칭 노선을 다시 운항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고 기쁘다.


 3시간 45분을 비행해서 충칭장베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7년 만의 재회다. 입국 수속 부스에 도착하여 여권을 건네니 부스 안의 젊은 직원이 미소로 맞이한다. 그는 한국 여권을 받더니 중국어를 하냐고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로 왔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한 대화는 이런 저런 이야기로 길어졌다. 나는 그가 묻지도 않았는데 24년 전 충칭-서울 노선을 개설한 장본인이라는 말을 했다. 왠지 자랑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입국 수속 중인 한국인 여행객이 부스 직원과 언어 소통이 되질 않았던지 부스 직원이 중국어를 하는 나를 보고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그들의 의사소통을 도와주고 입국 수속장을 나왔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캐리어를 찾아 들고 입국장을 나오니 충칭에 먼저 온 아내가 나와 있었다. 가벼운 포옹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와 대기하던 테슬러 전기차에 올랐다. 운전석에서 몸을 구부려 나에게 지에푸(형부)라고 인사하는 그녀는 아내를 언니로 따르는 충칭시 유중구 문화관 관장이다. 형부가 충칭에 온다고 하니 저녁을 대접하기 위해 왔다고 한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시내로 가는 도로 곳곳이 차로 붐볐다. 나는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오가는 차량을 보고 예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꼈다. 예전에는 토요타, 혼다, 아우디, 벤츠, BMW, 폭스바겐, 뷰익 등 외국 브랜드의 차가 많이 보였지만 지금은 BYD(비야디), 샤오미, 리샹, 이치 등 많은 중국 국산차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중국인들이 갈수록 중국산 전기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한다. 불과 10년 만의 변화다. 중국의 배터리 기술, 위성 통신 기술, 그리고 차량 디자인 및 인테리어의 고품질을 양산하는 전기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비야디, 샤오미 등 중국산 전기차의 내부 인테리어의 고품질과 승차감은 외국산 유명 브랜드에 손색이 없다. 테슬러가 중국에서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Regent Chongqing 호텔에 도착해서 뷔페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입구에 커다란 화분이 놓여있고 온통 붉은색으로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7년 만에 충칭에서 특유의 매운 음식을 맛보니 감회가 새롭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의 조명쇼가 화려하다. 왼쪽 편에 위치한 두 개의 건물이 빨강색 조명 위에 하얀색 글자로 '在重庆'(나는 충칭에 있어)이라고 글자를 쓴다. 마치 방금 충칭에 도착한 나를 환영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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