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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택 May 19. 2024

쿤밍에서 두보를 만나다(3)

정성으로 손님을 맞이하다

 4월 18일 한국0000협회 관련 인사 6명이 인천에서 아침 이른 동방항공 MU2004를 타고 오전 10시 15분 윈난성 쿤밍공항에 도착했다. 충칭시 가무단 직원 4명이 그들에게 하나 하나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영했다.


 서울에서 온 협회 회장 및 회원사 인원 6명, 이들의 쿤밍 일정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충칭을 거쳐 쿤밍에 온 우리 부부 2명, 그리고 충칭에서 파견된 충칭시 가무단 직원 4명은 2대의 밴에 나누어 타고 숙소인 Marriot 호텔로 향했다. 가무단에서 준비한 2대의 밴은 일행이 나뉘어져 이동 중 소통이 불편했다. 오후 일정부터는 모두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한 대의 버스로 교체했다. 호텔에 도착하니 충칭시 가무단 부단장이 나와 일행을 환영했다. 룸 키를 건네 받은 협회 인원 6명은 각각의 방으로 이동하여 여정을 풀었다. 


 잠시 후 일행은 로비에 모여 새로이 준비한 버스에 올라 오찬장으로 향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니 정면으로 해산물 수조가 보인다. 제복을 입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양쪽으로 룸들이 주욱 늘어선 오른쪽 복도를 통해 안쪽으로 얼마간 들어가니 화려한 분위기의 룸이 우리를 맞는다.  



 세련된 룸에 어울리게 테이블 위로 간격을 두고 서빙되는 산해진미의 맛 하나 하나에 찬사가 그치질 않는다. 충칭시 가무단의 정성이 느껴진다. 52도의 우량예가 한층 분위기를 띄운다. 3박 4일 여정의 첫 번째 미식에 모두다 만족하는 눈치다. 


 한국0000협회 인원 6명의 쿤밍 방문은 충칭시 가무단의 초청으로 협회 유원희 회장이 조직하여 왔다. 이들은 충칭시 가무단의 무용극 <두보>의 한국 공연을 위해 <두보>의  사전 관람을 위해 쿤밍에 왔다. 충칭시 가무단은 그들의 대표작 <두보> 공연을 매년 중국 전역에서 순회공연한다. 4월 하순에 쿤밍의 공연 일정이 있었고 이들은 봄의 도시(春城) 쿤밍의 공연을 선택하였다. 오가는 즐거운 대화로 방안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우리는 적당한 취기를 느끼며 윈난민족촌으로 향했다. 



 중국은 56개의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구의 약 92%를 차지하는 한족을 제외하고 여타 55개 민족은 소수민족으로 분류한다. 윈난성 지역에는 한족과 25개 소수민족이 거주했다고 한다. 단일 지역에 가장 많은 소수민족이 거주한 곳이 윈난성이다. 민족촌 내부에는 이 25개 소수민족의 마을을 꾸며 놓고 이들의 주거 형태와 생활 양식을 보여준다. 우리는 관람차를 타고 민족촌 내부를 돌며 25개 소수민족의 생활상을 기사 가이드로부터 전해들었다.   



 그런데 윈난민족촌에 조선족 마을이 보이지 않았다. 조선족은 주로 동북삼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 추운 지역에 분포하여 거주했다. 2021년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수치에 따르면 조선족 인구는 170만 명이다. 1990년대 중후반 중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중국 전역에 200만 명의 조선족이 산다고 들었으니 그때보다 30만 명이 줄었다. 운전하며 가이드 역할까지 하는 관람차 기사에게 물었다. 윈난성에 조선족 마을이 없는 이유를. 민족촌의 25개 소수민족에 대해서는 박사급 수준의 설명을 하던 그가 갑자기 말을 더듬는다. 


 나는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민족촌을 나왔다. 동북삼성에서 윈난성까지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서일까? 하얼빈에서 쿤밍까지 3,740km이니 멀기는 멀다. 지금은 교통이 편리하여 비행기로 4시간 반, 차로 42시간 정도 걸리지만 예전에는 산넘고 물건너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겨울이면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 익숙한 그들의 생활습관이 연평균 15도의 온화하고 느슨한 쿤밍 기후에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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