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 속 언제나 꽃 같은 그녀들
꽃 같은 그녀들
- 내 기억 속 언제나 꽃 같은 그녀들-
일의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그저 한 시절을 잘 건너왔다는 것이 중요한데....
자기 앞의 생을 받아들인다는 것, 수락한다는 것, 그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구하지 못하는 것을 더 이상 바라지 않게 되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겠지. 더 나아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외부의 상황이나 평가와는 무관하게 자기가 해나가려는 것을, 조급해하지도 초조해자지도 않으면서, 자기만의 속도로 하루하루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말이겠지. 단순하고 명료한 삶으로 나아간다는 것. 이젠 그도 나도 늙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따로 시간을 내어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의 순리를 어떠한 저항 없이 받아들일 나이가 된 것이겠지. 늙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 젊다고 여겨지던 날들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이미 온전히 겸험하면서 만개했었던 청춘의 시절을 보낸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젊음이 부럽지 않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또한 젊음이 부러울 만큼 충분히 늙지도 않았다는 사실 역시 얼마나 감사하면서도 겸허해지는 일인지
<새벽과 음악>중에서, 이제니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어제 만난 나의 그녀들이 생각난다.
20살과 21살에 만나 한 시절을 함께 보낸 그녀들...
한 세대가 다시 태어나 성인이 될 만큼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항상 함께 한 것은 아니지만 가끔 홀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그저 한 자리에 있음이 참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그녀들..
젊음 그 한 시절을 무사히 건너 젊음이 부럽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이 되어버린 서로를 이해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한 시절을 건너갈 준비를 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가 된 지금.
다시 그 시절을 생각하고 그때의 그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아름다웠음이 먹먹하고 아파했음이 먹먹하고 그래도 잘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음이 먹먹하고. 상투적인 위로나 응원의 말보다는 두 손 가득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고 그 온기로 서로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 믿어본다.
'너와 나의 또 다른 시절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 시절 또 가장 나답게 너답게 살아가보며 그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20살 그 모습처럼 아름답게 기억해 줄 터이니 앞으로 나아가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루하루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생활인으로 사느라 바쁜 그중에 연락을 주고 만남을 갖고 순간을 함께 하여 또 다른 기억들을 만들 수 있음이......
이기심과 이해관계에 따라 순간의 선택들이 오가는 일상에서 그 어떤 망설임이나 이해 득실을 생각하지 않고 만나고 싶고 그 시간을 즐기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는 것으로..
만남의 후 아쉬움으로 여운이 오래가는...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보는... 이 마음으로 오늘 하루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