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영원한 로망 에어포스원
아들 둘을 키우는 나에게 신발 구매는 생필품을 사는 것처럼 시기가 돌아온다. 6개월도 채 못 되어 발 사이즈에 변화가 오고 축구화가 아니라도 수시로 공을 차는 두 아들 덕(?)에 신발 앞, 뒤 할 것 없이 늘 너덜너덜 해진다. 그렇기에 늘 아울렛에서 세일하는 신발들로 수시로 사준다.
늘 저렴하고 사이즈만 맞으면 사던 아들이 어느 날 자신이 사고 싶은 신발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나이키 에어포스 원 올 화이트'
옷이나 신발 등에 특별한 브랜드나 스타일을 찾지 않았던 큰 아들의 명확한 의사표현이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웃음이 났다. 이제 원하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점도 그렇지만 세월이 흘러도 남자 청소년들에게 나이키라는 브랜드.. 그리고 에어포스 원이라는 디자인은 언제나 로망의 신발이 되는 것이 신기했다. 남편도 그 시기에 자신의 로망이었던 나이키의 조던 시리즈에 대한 마음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것 같다. 매장에서 신어보고 사이즈와 스타일도 보고 산 첫 나이키 에어포스원 그 신발은 학교에 갈 때나 학원을 갈 때는 신지 않는 아들. 친구들 만나러 가거나 학교 체험학습이나 사진촬영이 있는 날만 신고 외출한다. 그런 아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여느 중학생같이 평범하게 그 시기를 보내고 있음이... 검은 바지에 하얀 티셔츠에 하얀 신발로 맞춰 신고 신나게 외출한다. 즐겁게 보내고 오길...
그런 형을 보며 '형은 저게 왜 신고 싶어?'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작은 아들이 중학생이 되더니 바로 형의 마음을 이해된다며 자신도 '나. 이. 키. 에어포스원'을 사줬으면 한다. 학교 체험학습 가는 날 꼭 신고 가고 싶다며 형과 다른 색깔로 지정하여 보여준다.
드디어 너도 중학생이구나~ 체험학습 날 짠하고 신고 가고 싶어 하는 마음, 그 설레는 마음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두 말 않고 주문했다. 택배를 기다리는 매일매일 어찌나 설레하는지... 그런 모습을 보며 맞장구 쳐 주는 것도 참 부모로 느끼는 즐거움과 재미임을 알게 해 주는 아들~
(그러나 신발은 결국 현장체험 날 오후에 와서 신고 가지는 못했다. 매장으로 가서 사자는 아빠의 제안을 귀찮다는 이유로 거절했기에 원망은 듣지 않았다, 하하)
현장체험 다녀와 도착한 신발을 보며 얼마나 아쉬워하며 기뻐하며 환호를 하던지.... 신발 하나에 웃고 춤추는 모습이 참 귀엽고 마냥 좋아 보였다. 각도와 빛을 조절하며 야외에서 사진도 남기는 아들.
나 그 시절, 철이 일찍 든 나는 무엇을 갖고 싶다, 사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나보다는 부모님, 동생 들과 함께를 먼저 생각하는 나였다. 지금에 그때 나를 후회하거나 억울하지는 않다. 가끔 아쉽다 느낄 때가 있기는 했다. 내 아이를 키우며 자유롭게 '먹고 싶다. 갖고 싶다. 하고 싶다. 가고 싶다'라는 말을 편하게 하는 저 나이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도 부족함을 느끼고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너무 일찍 철들기보다 제 나이처럼 자연스레, 철이 일찍 들지는 않기를, 투정에 불과할지라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 그런 아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럽게 받아주고 소소한 희망들은 채워줄 수 있는 부모일 수 있음이 그리고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