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학생 때, 탈무드에서 읽는 이야기다.
어느 마을에 심한 홍수가 났다.
마을이 물에 잠겨 사람들은 집의 지붕 끝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신께 기도하는 독실한 신자인 한 남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올린 기도와 바친 재물에 신도 감복하여 자신을 구해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때, 보트가 한 대 다가왔다.
- 당신을 구하러 왔습니다, 어서 타세요, 물이 계속 불어납니다.
- 괜찮습니다, 저는 신께서 구해주실 겁니다.
- 이 보트가 마지막 보트입니다! 어서 타세요!
- 저는 신의 손을 잡을 겁니다.
물이 더 불어나 지붕도 잠기기 시작할 때, 헬기가 다가왔다.
- 당신을 구하러 왔습니다. 어서 사다리에 매달리세요! 마을이 다 잠겼습니다.
- 괜찮습니다, 저는 신께서 구해주실 겁니다.
- 마지막 헬기입니다, 잡지 않으시겠다면 다른 이를 구하러 가겠습니다!
... 신이시여, 저를 버리지 마소서...!
그리고는 익사하고 말았다.
하늘에서 신을 만난 남자는 원망하며 말했다.
- 신이시여, 그 많은 기도와 재물에도 왜 절 버리셨습니까!
신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 나는 너를 위해 보트도 보냈고 헬기도 보냈다. 더 이상 무얼 바라느냐?
행운과 기회는 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잡고 보니 행운이었고 돌아보니 기회였다.
길에서 우연히 봤던 국비교육 전단지로 시작해 배웠던 기술과 수강한 강의들은 행운이었고, 언어장벽 때문에 포기하려던 직장에서 한 달만 버텨보자 했던 마음이 기회가 됐다. (언어장벽을 극복한 건 아니다. 여전히 번역기 신세를 지고 있다.)
많은 순간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아야 행운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결국, 이것 역시 부지런해야 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