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시리즈
매년 꼭 집을 사겠노라고 다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2024년 올해는 더 이상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자는 건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빌라에는 14 가구가 산다. 방 2개인 구조다.
대부분 미혼 직장인 1명이 거주하며, 간혹 잠깐 형제자매가 함께 사는 경우도 있었다.
주변이 한창 재개발 중이라 입주를 기다리는 어르신도 몇 분 계셨다.
네 식구가 한 집에 사는 경우는 우리가 유일하다.
도망간 집주인에게 돈 받을 일은 없을 테고, 그 양반이 체납한 국세를 갚으러 돌아올 일은 더더욱 없을 테니, 이 전세금은 그냥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대출을 알아봤다.
하필이면 정부가 대출을 옥죄고 있다. 가계빚 상승을 억제하겠다고 한다.
미안하다, 이 시국에 대한민국 가계대출을 또 늘리려고 해서...
빛 없이 집을 사는 게 가능한 사람이 많은가.
은행은 좋겠다, 예금이자는 내려가는데 대출이자는 늘어나니 마진이 아주 좋겠어..
매일 대출상품을 비교하며 0.1%라도 낮은 곳을 찾아 헤매었다.
은행창구 대출은 중단된 곳이 많아 모바일로 알아봤는데 창구보다 이율이 낮았다.
오, 재수!!
몇 군데 심사를 넣고 기다리는 중이다.
제발, 내년 이 맘 때쯤 내가 이 글을 읽으면서 '그래, 저때는 저렇게 막막했지, 이율도 높고.'라며 웃을 수 있기를 절실히 바라본다.
그런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매달 은행에 큰 이자를 줘가며 자산을 만드는 게 잘하는 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