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시리즈
나는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한다.
그 대신 싫은 소리를 듣는 것도 잘 못한다.
나는 남에게 피해 주는 걸 정말 싫어한다.
그 대신 피해받는 것도 정말 싫어한다.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망설임 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사람들은 이 같은 사람은 어렵게 대하고 이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나 같은 사람은 편하게 대하고 쉽게 여기기 십상이다.
이런 내 성격으로는 사회생활이 힘들어서 사회생활용 자아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
하지만 오늘처럼 직원의 잘못을 지적해야 하는 상황은 늘 힘들다.
한 직원을 다른 지점으로 보냈는데, 결과적으로는 거기서 한 일이 거의 없어 다른 직원들이 그 직원의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느라 추가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 말로 인해 누군가가 기분이 상하고 상처받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쿵쾅이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출근해서 여러 말투의 시나리오를 써보고, 최대한 간결히 내 의견을 전달하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도록 고쳐보니 이건 너무 부탁하는 말투가 되고... 아.. 어렵다..
퇴고와 퇴고 끝에.
하나는 양보하며 하나는 요구하는 그런 지적문이 완성됐고 번역해서 메시지로 보냈다.
나는 외국인들과 일하기 때문에 늘 번역기를 쓰는데, 말의 뉘앙스가 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몰라 비슷한 뜻의 여러 단어를 번역해서 고른다.
이 작은 사회에서 나는 얼마 전 승진을 했다.
이전과 같은 일을 하라고 직위와 급여가 오르는 건 아닐 테니 더 발전해서 월급값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찾기엔 아직 나의 내공이 한참 모자라다.
저 사람, 승진하더니 변했네? 라는 말을 정말정말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