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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다스타 Jan 07. 2024

거절

무서워하지도 말고 무서워서 못하지도 말자

언젠가 공중화장실 문에서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다. 거절당할까 부탁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렵게 생각했던 부탁을 상대방은 흔쾌히 들어주는 일이 많이 있으니까요.  뭐 이런 비슷한 글귀였던 것 같다. 나도 더 많은 사람을 경험하다 보니 부탁하는 일이 점점 어렵고 성가신 일이 되어버렸다. 또 요새 인터넷 분위기상 "핑프 (핑거 프린세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내가 알아보지 않고 상대방에게 물어 쉽게 정보를 얻는 부류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거절이 두려워서라기보다는 남에게 빚지고 손해를 끼치기 싫어하는 마음이 조금 더 큰 것 같다. 뭐가 맞고 틀리는지는 모르겠지만 over thinking 하지 않고, 상부상조한다는 느낌으로 부탁하고 되갚아주면 깔끔하고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부탁이 너무 과할 때가 있다. 이럴 땐 거절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무기라는 것을 명심하자. 부탁하는 것보다 거절이 조금 더 힘든 일일 수가 있다. 그리고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가 정말 상대방에게 미안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걱정되기 때문인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처음엔 다들 상대방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건 미안한 그 마음 자체를 갖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거절이 힘들다면 그 이유가 어디서 오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속으로는 '저런 부탁을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하지만, 그걸 또 들어주고 있는 나를 보면 속이 터질 때가 많다. 그러고는 또 혼자 다짐한다. 앞으로는 나를 위해서라도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사실 대부분의 경우가 생각 없이 제안 혹은 부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거절해도 상대방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런 고민은 동서 막론하고 계속되나 보다. 오죽하면 구글에 How to politely reject when someone asks for help (정중하게 부탁 거절하기) 뭐 이런 방법론이 있겠나 싶다. 정말 내키지 않을 땐 솔직하게 거절하는 편이 내 정신건강에도 그렇고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특히 일할 때!


네이버에 거절하는 법을 검색해 보니 현명한 지식인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거절을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해야 할 때는 해야 하는 게 거절이지요.

지당하신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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