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근로계약서

35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서 어느덧 희미해져, 잊고 살았던 단어인 '근로계약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던 건 인생의 한 단락을 마무리 짓는 '정년퇴직자 서류'라는 차가운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거짓말처럼 기억에서 사라졌던 단어인 '근로계약서'가 제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I see it and I feel it.


근로계약서

(주) ooo(이하 '갑'이라 함)와 ooo(이하 '을'이라 함)은 다음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정한다.

1. 근로계약기간: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한다.

2. 채용조건:

① ~ 입사일로부터 3개월간은 수습기간으로 하고 ~ 급여는 ooo원을 지급한다.

② 3개월 수습기간 종료 후 ~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명될 경우 ~ '을'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③ ~ 자질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 언제라도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3. 근무장소 및 업무내용

① 근무장소: ooo

② 업무내용: ooo

③ 업무직급: oo

4. 근로시간 및 휴게: 회사의 근무 규정에 따른다.

5. 근로일 및 휴일: 회사의 근무 규정에 따른다.

6. 임금

① 임금은 기본급 ~ 등으로 구성하며, 구체적인 내역은 취업규칙에 따른다.

② 임금은 익월 o일 '을'에게 지급한다.

③ '갑'은 '을'에게 업무를 정상적을 수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월 ooo을 지급한다.

④ 상여금은 ~ 나누어 지급한다.

7. 기타

이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지난 몇 년간 멘토 활동을 하며 수많은 멘티들로부터 질문을 받곤 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언제 작성하나요?"

"근로계약서 작성이 지연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실제로 근무해 보니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너무나 다른데 이직을 해야 하나요?"


그때는 매뉴얼대로 답해주었던 그 질문들.

제 눈앞에 놓인 서류를 보며, 그들이 느꼈을 설렘과 불안이 이제야 오롯이 이해가 갑니다.


근로계약서 위에 제 이름을 꾹꾹 눌러쓰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벅차오릅니다.

'아, 이제 정말 다시 시작이구나.'


이 종이 한 장은 단순히 '인생의 덤'으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넘어, 제 인생의 2막이 활짝 열렸음을 알리는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초대장이었습니다.


35년 전, 첫 출근의 떨림과 두려움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그때의 서툴렀던 일상은 이제 숙련된 여유로 바뀌었지만, 심장 박동은 여전히 당시만큼 힘차게 느껴집니다.


'오늘, 저는 조금의 떨림 속에서 은근하지만 뜨거운 기쁨으로 저의 두 번째 인생, 그 첫날을 맞이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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