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5번.
나는 노래를 못 부른다. 그런데 노래방을 가는 건 좋아한다. 여기서 장기자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 좀 못 부른다고 눈치 볼 게 뭐람? 생각하고 들어서지만 어느 방에서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사람이 나타나면 괜히 쭈그러드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첫 선곡을 하고 부터는 그런 사실은 안중에도 없다.
화가 날 때도 크게 소리지르지 못하는 나인데, 노래방만 가면 누구보다 화난(?) 것처럼 소리를 지른다. 사실 그림에 있는 음표들도 사실은 다 뭉개져있어야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뭐 어때, 여기서는 누가 뭐라고 하지도, 신경쓸 필요도 없다.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다.
생각보다 우리는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을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인들은 게임에서조차 노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학생들은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직장인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퇴근하느라, 취준생(나 포함)도 취준생 나름대로. 주말에도 To-do 리스트는 휴식으로만 채워져있다.
잠깐의 시간이어도 될 것 같다. 꼭 어떤 행동을하지 않아도, 꼭 무언갈 생각하지 않아도 그럴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존재한다면 세상이 조금은 살만하지 않을까. 기대 수명의 반의 반도 못 채운 취준생인 내게도 앞길은 막막하지만 그런 순간을 모으는 연습 덕분에 조금은 살만하다고 느꼈으니까.
조금만, 쉬었다 가야겠다.
P.S. 여러분은 어떻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시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