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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블루칩,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

 재클린

           “부모님 연세 드시면 요양원 보내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불효자, 불효녀 들을 소리가 이제는 부모님들이 듣고 싶은 소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시대의 요양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늙어서 아픈 노인들이 요양을 위해 가는 곳이 아니라 액티브 시니어들의 고급 주거 서비스의 공간으로 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2025년이면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UN 기준에 의하면 초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것을 말하는데,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19%(960만명)이며 2025년에는 21%(1,060만명)로 예측됩니다. 우리나라보다 일찍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이지만 12년(‘94년→‘06년)에 걸쳐 서서히 그 비중이 늘어난 것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빨리빨리의 민족답게(?) 2018년 고령화사회 진입 후 7년만인 2025년에 초고령화 사회에 도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속도는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 65세 이상 인구 ]


            특정 인구집단의 수가 늘면 그와 관련된 산업에 대한 수요도 으레 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특이할 점은, 80~90년대 한국 경제를 일군 사람들이 은퇴를 맞이하면서 소비력 있는 고령자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시니어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넘어, ‘부자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2030년, 대한민국 상위 1% 부자 50만명 중 65세 이상은 약 40만명으로 1% 부자의 약 80%가 고령자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들은 여전히 본인들의 커리어에 손을 놓지 않으며(1% 시니어 평균 은퇴연령 70.7세), 가족을 위한 희생, 상속 등보다는 나 스스로를 위한 투자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더 이상 모셔야 할 노인이 아니라 여전히 한국 경제와 문화의 큰 손인 액티브시니어이자 YOLD(Yong-Old)세대입니다.


            이런 사회의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의료보조의 목적이었던 양로시설이 이제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상품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복지시설은 노인주거복지시설과 노인의료복지시설을 구분합니다. 노인의료복지시설인 노인요양시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몸이 아픈 노인들이 입소하는 돌봄과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인 반면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있습니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인식하는 시니어 레지던스 또한 두 유형에 속합니다. 한편,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 사이에도 그 차이가 있는데, 양로시설은 노인의 건강관리 및 돌봄서비스가 위주라면 노인복지주택은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형 상품으로서의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노인복지시설의 구분 ]


            한국에서 초기 시니어 주거시설은 공익재단 중심의 양로시설이 다수였습니다. 시니어스타워, 노블카운티, 더클래식 500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노인주거시설은 각각 송도병원, 삼성생명 복지재단, 건국대학교 재단이 설립한 것으로 사회복지적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액티브 시니어들의 다양한 주거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거시설에 시니어 대상 서비스를 더한 ‘주거+서비스 상품’으로 그 성격이 변화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메이저 기업들을 중심으로 노인복지주택을 활용한 시니어레지던스 상품을 속속들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롯데건설 중심의 ‘마곡 VL르웨스트’와 MDM의 ‘의왕 숲속의 아침’이 청약을 진행 중입니다. 그 외에도 운용사, 금융사, 건설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사업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초기진입 상태로 시니어레지던스 시장은 이제 막 출발 휘슬이 울린 셈입니다. 

           휘슬 소리와 함께 이번 회차의 시니어레지던스 시리즈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모든 플레이어들의 시금석이 되어주고 있는 더클래식 500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법률적 검토, 주거서비스 상품으로서 핵심 이슈 등과 관련하여 글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더클래식 500에 대한 소개로 고급 시니어레지던스가 도대체 무엇인지 감을 가져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더클래식500은 2009년 건국대학교 재단이 만든 고급형 양로시설로서, 입주 대기기간이 평균 4-5년이나 걸리는 소위 가장 핫한 시니어 레지던스입니다. 더클래식500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227-342에 위치하여 건국대학교 병원과 1분거리, 롯데백화점, 건대입구역(2,7호선)과 인접해있습니다. 


[ 더클래식 500 ]

출처 : 포브스 코리아

            건물은 2개동으로 1동은 펜타즈 호텔과 복합하여 개발되었습니다. 객실 수는 380실로 객실뿐만 아니라 도서관, 피트니스, 메디컬센터, 노래방, 식당, 와인바, 스파, 골프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병원과 인접해있는만큼 의료서비스 또한 탁월합니다. 전담주치의, 맞춤식 운동관리 등을 통한 사전예방관리부터, 24시간 간호사가 상주하여 긴급 상황 시 건대 병원과 연계하여 발빠른 응급처치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1년에 수회 응급상황 시 건대병원 이송까지 몇분정도가 소요되었는지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한다고 하더군요. 

            더 클래식500이 기존의 실버타운과 차별점을 갖게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특권층만의 선택받은 회원들이라는 우월한 의식을 부여했다는 점입니다. 더클래식 500은 만들어질 당시 자산 15억 이상의 상위 1%를 대상으로 시드 멤버(Seed member)를 추출하고 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PB, 은행, 마케팅회사 등을 통해 고객들을 직접 공략하였고 이들에게 주거의 개념을 넘어서 상류층의 커뮤니티와 대학병원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강화하여 어필하였습니다. 당시 더클래식500의 슬로건은 ‘대한민국 성공 1세대 커뮤니티’에 모시겠다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실제로 성공한 1세대가 아니면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보증금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더클래식 500의 평균 보증금은 9억원, 월세는 약 600만원 수준으로 웬만한 인근 아파트 매매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더클래식 500의 핵심가치]

출처 : 더클래식 500


            아무튼 전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입소율은 100%를 넘어 수년간 입소를 위해 대기를 걸어둬야하는 상황이 됐으니까요. 더클래식 500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그런 인기가 타당해보입니다. 더클래식500은 호텔식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여 호텔처럼 가구와 가전제품이 모두 제공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우스 키핑 서비스는 매주 2회 운영되며 택배, 발렛, 컨시어지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매일 영양균형을 맞춘 식단이 제공되며 입주회원 개개인별로 식사이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별 맞춤형 운동프로그램 제공, 심리상담 등 모든 서비스를 나열하기 어려울만큼 입소자들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관리를 받습니다. 

             더클래식500은 입소자들이 자신이 시니어타운이 아니라 ‘더클래식500’에 사는 사람이라는 브랜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현시대의 시니어레지던스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더 이상 시니어레지던스가 단순한 주거상품이 아니라 ‘서비스 상품’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업용부동산에 발 담은 우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점은 이제 더클래식500과 같은, 혹은 그 이상을 원하는 시니어들이 수없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른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인 시니어레지던스를 개발해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직 사회적 변화에 비해 관련 제도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떤 제도들이 어떻게 부족한걸까요? 다음 회차에서는 시니어레지던스를 개발하는 근거법들에 대해 좀 더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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