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시원하다
하얀 무 아삭 베어 물면
무심한 하루가 단단하게 여무는 듯하다
개운한 국물 한 대접으로
명치에 걸린 질긴 인연
꿀떡꿀떡 삼킨다
살얼음 낀 국물에 담긴 겨울을 마시니
꽉 막혔던 속을 뚫으며 천천히 내려간다
어느 길모퉁이
코끝에 감기는 군고구마의 달큰한 향
꾸덕꾸덕한 감성을 깨운다
동치미에 둥둥 뜬 갓의 푸르름
삭힌 고추가 배인 알싸함
아이야 넌 알고 있을까
동치미에 담긴 어른의 맛을
흐리멍덩한 습관에 중독된 일상
몹시도 건조한 날 그리웠다
쓸쓸한 거실에 덩그머니 앉아
동치미 무 한입 베어 물었다
맵다
동치미 국물 벌컥벌컥 들이켜고
발딱 선 정신,
천천히
익어가겠지
이 겨울이 지나면
나도 그렇겠지
----------
내편이 무를 아삭아삭 맛나게도 씹는다. 침이 고인다
#시답잖은 #감성 #시
#동치미 #군고구마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