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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묵히 Jun 11. 2024

평가가 두렵더라도

오늘 글을 쓰려고 워드 파일을 열었는데, 하얀 화면을 보고 있으니 막막하다.

다들 이런 막막함을 느껴 봤을 것 같다.

일을 해야 하는데 책상 주변이 더러워 보여서 갑자기 청소를 하는 것도 나만 해 본 경험은 아닐 것이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앞두고 평소에는 하지도 않을 일이 하고 싶어 지는 건 왜일까.


중요하거나 급한 일들은 평가를 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거나 잘할 자신이 없을 때일수록 평가는 두려워진다. 그래서 자꾸 미루게 되거나 다른 일로 도피하게 되는 것이다.

도피한 일을 하면서 오늘 내가 무언가 해냈다는 만족감도 얻고, 미루었던 일에 대해서도 부채감을 조금 덜어낸 것 같은 착각도 느낀다.


이게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될까.


나도 평가가 두렵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읽히긴 할지 등등 여러 가지 잡생각도 많고 떨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글자씩 계속 써 내려가는 건 나의 성장을 위해서이다. 내 글을 읽고 독한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의외로 공감한다며 칭찬해 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독한 피드백이 무서워서 아무것도 안 하거나 생각만 하고 그친다면 나는 계속 그 상태에 머물고 만다.


나이를 먹고 업에 대한 경력이 쌓일수록 내가 할 줄 아는 게 많아지고 후배를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늘 그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도태되고 사장되는 결론 외에 그려지는 게 없다.


못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모르는 건 배우면 되고, 틀린 건 고치면 된다.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쳐보지 않으면 내가 무얼 잘하는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겠지만, 배의 본질은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다.

깨지더라도 정면승부 해보자. 속도 후련하고 새로운 기회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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