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옛말이 있다. 순간 욱하는 성질을 참아내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화를 면할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는데, 모두 나와 똑같지 않아서 수많은 갈등이 생긴다. 갈등을 잘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 성격 상 꼭 그렇게만 되는 것은 아닌 게 문제다.
나 역시 일을 하면서 수많은 갈등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욱해서, 성질을 참지 못해서 더 안 좋은 결과를 만든 적도 많은 것 같다. 세일즈를 하면서 그런 성질을 ‘참아내는’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고객들 중에 ‘잘 알지도 못하는데’, ‘그건 틀린 정보인데’ 아는 척을 엄청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사회 경험이 많다고 생각하면 으레 본인 생각이 정설인 듯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만났었다. 그럴 때마다 표정이 굳고 어떻게든 반박을 해서 저 사람을 이겨먹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과는 당연히 좋지 않았다.
사람은 경험으로 배운다는 게 괜한 말이 아니다. 갈등과 좋지 않은 결과를 몇 번 겪게 되자, 내가 바뀌게 되었다. 내 성격은 욱하고 참지 못하고 반박하고 싶은 거지만 참아보기로 했다. 욱할 때마다 한 번씩 누르고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디에서 근거한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니 이해가 안 될 것은 없었다.
참을 인자를 세 번씩 삼키는 연습이 지속되니 자연스럽게 표정도 풀리고 상대방 의견을 듣는데 여유가 생겼다. 듣고 이해하고, 틀린 부분이 있어도 바로 반박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등, 갈등을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계속 참으면 호구되는 거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중심 잡기가 되는 사람이 참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참는 것은 다르다. 참는 것이 무시당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걸 알면 호구 소리는 안 나올 것이다.
세일즈는 나를 여러모로 살렸다. 내 성격대로, 살아지는 대로 살았을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