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가르치는 '성장 실험'
우리 집에 사는 왕자님은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신다. 왕자라 고귀한 신분이어서 그런 걸까? 아빠와 승부를 할 때면 눈치껏 잘 져드려야 옥체가 강령하시다.
'실패 조기 교육'에 진심인 아빠가 골똘히 고민해 본다. "아이들이 속상할까 봐 맨날 져주는 게 맞는 걸까?"
콜라도 Zero콜라가 대세다. 나라(가정)를 이끌어야 하는 왕자에게 실패에 대한 타격감 Zero에 도전하자.
"그래! 가정에서 지는 법을 훈련시키자."
첫째, 지는 것이 무서우면 도전하지 않는다. 지는 것이 두렵지 않으면 도전이 쉬워지지 않을까? 물론 소극적인 사람은 도전을 싫어한다. 성향차이는 인정하지만, 도전하고 실패하고 재도전하는 과정에서 얻는 순도 높은 금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이해'
'자기 이해'가 되면 객관적 사고로 자신을 관찰할 수 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 앞에 쿨 해질 수 있다.
'자기 이해'가 되는 사람을 보고 '메타 인지'가 높다고 한다. '메타 인지'가 높으면 보통은 성과를 내기가 수월하다.
둘째, 지는 것이 싫은 사람은 실패하면 화살을 자신 or 타인에게 돌린다. 자기를 죽이거나 남을 죽여야 속이 시원하다. 자기 인정이 원래 어렵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고 바득바득 우기면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더불어 자기 발전에도 큰 장애가 된다. 타인을 인정할 줄 알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왕자의 미래에 불순물이 포함될 수 있다. 왕자님에게는 순도 높은 다이아몬드가 어울리는 법!
삐약이 신유빈 선수의 광팬이다. 도쿄올림픽 단식 동메달 좌절 후 상대 일본 선수를 축하하는 신유빈 선수. 아이들에게 패배 이후의 신유빈 선수의 성숙한 행동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활짝 웃으며 축하해 준 직후 패배의 눈물을 흘렸다는 점에서 얼마나 성숙한 사람인지 알게 된다.
탁구를 치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르칠까? 그렇다고 좁은 아파트에 탁구대를 설치할 수 없다.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다!
아이와 함께 체스를 뒀다. 왕자님은 졌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그래도 다시 붙자고 한다. 결과는 왕자님이 또 졌다.
"왕자님! 한 나라를 책임지려면 그 정도는 견디셔야죠! 세계 곳곳에 오랑캐가 조선을 삼키려고 호시탐탐 노립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았다.
아이가 체스에서 지면 다독이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점점 회복탄력성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실패해도 금세 훌훌 털어버려야 밖에서 갈등 상황을 잘 풀어내지 않을까? 삐약이 선수처럼 타인을 인정할 줄 아는 아량이 있는 자녀로 키우고 싶다.
아들아! 미안하지만, 아빠는 이제 너한테 억지로 져 줄생각이 없다.
핸디캡 매치는 좋아! 대신 규칙대로 하자. 일부러 봐주지 않을 거야.
아들아! 자주 져봐야 해. 그래야 잘 지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못 된 아빠가 아니라 사랑 넘치는 아빠란 것을 기억해 주렴.
미안해 자주 지게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