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상징을 찾습니다
[뉴스레터 4호 2024. 11. 20]
출간을 위한 여정에 한걸음 다가섰습니다. 초고에 이어 1차 퇴고가 끝났습니다. 이제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기업의 로고와도 같은 AI의 모습을 정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AI는 어떤 모습입니까"
로봇인가요. 있잖아요. 네모 모양에 작은 두 눈이 있고 머리에는 안테나가 달린 모습. 단연코 '로봇의 모습은 아니다'라는 사실 만은 확신합니다. 실물로 외형이 있는 크리처(Creature)가 로봇이니까 AI의 가장 구체적인 모습으로 여겨지는 듯합니다.
구체화에 가장 대치되는 컨셉은 아마도 추상이지 않을까. 내게 익숙한 공학 문제라는 것도 구체적인 어떤 문제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역설이 필요합니다. 이런 역설의 방법으로 구체화된 문제 현상을 자주 추상화할 때 해결책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추상화시켜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 제게는 시뮬레이션 모델링입니다. 단순히 말해 '현실의 구체'를 '가상의 추상'으로 바꾸는 작업이 시뮬레이션 모델링입니다. AI의 모습도 동일합니다. AI의 드로잉을 하나의 문제로 보고 구체에서 추상으로 스위치를 바꿔보는 것입니다.
이때 만날지 모를 독창성을 위해서입니다. 독창성(Originality; 오리지널리티)을 찾기 위해 원점(Origin; 오리진)으로 갑시다. 수학 공부의 맏형, 수학의 정석 1장은 집합입니다. 집합이 수학의 언어를 쓰기 위한 원점인 것입니다. 수학이 무엇인지 집합에서 명제를 다루는 기호들과 관계를 배웁니다. 수학이 참인 명제들의 연결고리와 경계라고 정의 할 때, 집합은 수학의 원점인 것입니다.
AI 머신러닝의 원점은 아이리스(IRIS; 붓꽃)입니다.[1] 아이리스 꽃 잎의 길이며 너비를 학습시켜서 대표 종자 세토바, 버스컬러, 버지니카를 구분하는 문제는 단연 머신러닝의 시작이고 출발점이며 원점입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AI의 추상이자 표상은 아이리스입니다. 가장 천연적인 아름다운 꽃(아이리스)과 가장 인공적인 지능의 결정체인 AI의 조합을 그립니다. 그 모습은 과하지 않게 단아해야 하고 촌스럽지 않게 우아해야 합니다. 단색 강렬함보단 그라데이션의 부드러움, 뚝뚝 끊기는 단절된 직선보단 곡선이 내가 생각하는 AI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AI의 상징을 소개합니다. 이번 출판 도서에 실리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작업에 늘 함께 할 것입니다.
애플의 AI 비서가 될 시리(SIRI)의 역순이 아이리스(IRIS)인 것은 참 절묘한 우연입니다.[2]
[1] 시리(SIRI): 애플의 AI 비서다. 흔히 'Speech Interpretation and Recognition Interface'의 약자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실제로는 노르웨이 여성 이름 'Sigrid'의 애칭이다. 'Sigrid'는 "아름다운 여성이 승리로 이끈다"는 뜻을 가지며, SIRI의 공동 창업자가 노르웨이 출신으로 자신의 미래의 딸에게 주고 싶었던 이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2] 아이리스(IRIS): 그리스어로 '무지개'를 뜻하며, 그리스 신화에서 무지개의 여신이자 제우스와 헤라의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또한, 머신러닝 입문자들이 처음 접하는 데이터셋 중 하나로 유명하다. 1936년 통계학자 R.A. Fisher가 발표한 IRIS 데이터셋은 세 가지 붓꽃 품종(Setosa, Versicolor, Virginica)의 특성을 담고 있으며,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학습 도구로 전 세계 데이터 과학자들의 입문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