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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변호사 Feb 04. 2024

가치에도 매력이 필요하다

- 팬덤문화에서 배워야 하는군

변화된 세상과 만날 것인가, 과거를 과거의 사람들끼리만 공유할 것인가. 노수석열사 추모사업회의 전망에 대해, 2024년의 주요 기획사업으로 삼고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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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인의 강의 : 의미,재미, 성장 - 지속가능한 조직의 3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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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미] MZ세대가 마치 이기적인 세대인 것처럼 평가되지만, 여론조사를 해보면 ‘공동체에 도움이 된다면 나의 손해를 감수할수 있다’는 응답이 67%로, 현시점의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나온다. 사회공헌프로젝트에서도 ‘지원금’이 유인의 핵심이 아니며, ‘가치’가 핵심이다(아쇼카 재단의 사례).


- 사회복지 단체에서 신규채용을 할 때, 홈페이지의 채용공고란에 기재되었는 내용 자체에서 가치를 찾아낼 수 없다면 아예 ‘지원자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가치는 텍스트로 구체적으로 제안되어야 한다.


- 질병노노’에디터를 선발할 때도, ‘위비티’사이트에 에디터의 의미에 대해 대단히 상세하게 기재를 해 왔다.


=> 그렇다면,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가 사회장학금을 지급하려고 하는 사업에서, “노수석의 어떤 가치”를 확산하려고 하고 있는 것인가? 질병노노 에디터 선발 페이지 수준의 텍스트를 노수석추모사업회는 작성할 수 있는가? 이어진 토론에서, 이사들 중 누구도 노수석열사의 현재적 의미를 텍스트로 진술한 사람은 없었다.


2. [재미] 감각적인 재미를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들과의 모임과 만남에서 나오는 재미가 진짜 재미라고 생각한다. ‘질병노노’를 5기까지 진행해 보니, 팬베이스가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이 모임에 오는 사람을 팬으로 만들곘다”라는 각오가 필요하다.


=>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의 시대는 ‘가치’가 있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선택되지 않는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수히 좋은 제안들이 쏟아지지만, 그 중에서 ‘팬덤’의 선택을 받는 제안들만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소통되게 된다. 즉, ‘가치있는 일’도, 매력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시대이다.


=>김석래는 이 과정에 대해서, “대중”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사회운동의 단체가 가지는 고민과 정보가 그 외의 일반인들보다 상위에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사회운동주체와 구별되는, 사업의 대상으로서의 ‘대중’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인터넷의 일상화로 인하여 개인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역량, 무수한 정보들 중 허위정보와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역량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있다. 이런 시대에는 더 이상, 선도적으로 사회전망을 고민한 집단이나 단체라는 개념은 성립하기 어렵다. 단체도, 대중도 없으며, 실상은 진짜 “개인”의 시대이며, “함께 해볼래?”라는, 개인에게 개인이 제안하고 “연대”하는 시대가 된것이다. 만일, 한 개인이 자신의 정서와 만나는 개인을 찾는다면 그 개인들은 “연대”할 수 있다. 그것이 현재의 팬덤 문화이다. 즉, 사회운동도 팬덤문화의 공식을 학습하고 그에 따라 개인들을 모아가는 “연대”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586 문화와 그 이후 문화가 달라져 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화운동이라는 성공한 서사를 지키고 반복해야 하는 586의 구조적인 형태를 볼때, 개인적으로 좋은 선배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586세대는 개인간의 연대를 이룰 수 없는 세대라고 할 것이다. 경제성장 이후의 새로운 세대 - ‘생존’이 해결된 세대의 연대의 첫 자락에 X-Y-MZ세대가 서있게 될것이다).


3. [성장] 그 모임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 모임에서 성장까지 경험할 수 있다면 그 모임은 이제 지속가능해 진다. 지속가능 역시, 새로운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의 과정 속에서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이란 변화+계속적인 고민을 수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모임에 참여하려는 개인 개인들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런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 모임의 주도자들은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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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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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희준/한민균/박병언

- 노수석프로젝트가 오늘 강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사업이었다고 생각한다.


- 노수석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기에, 학내 2010 - 2015 무렵의 사람들에게 언제나 밥사주고 재정지원해 주는 든든한 선배그룹같은 느낌이 있었다. (학내에서 소수화 되어 있는 ‘인원-진보’운동 그룹에게, 그들을 따지지 않고 지원해 주는 그룹의 이미지) => 이건 권현준의 성의에 힘입어, 기존 노추사의 성과로 잘 챙겨가야 할것이다.


- 다만, 노수석프로젝트는 두가지의 한계도 가지고 있었다. 1) 학내 운동권 라인에 기댄 사업이라는 점이다. 민경인에 의하면, 지인 중에는 삼성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는데, 만일 그에게 노수석장학금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지원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노수석프로젝트는 ‘민경인의 지인’같은, 전통적인 인권-진보운동권의 네트워크에 없으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할것이다. 2) 노수석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수석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가치”에 대해서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업의 확장에 그 자체의 한계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강의를 인용한 것처럼, 사람들은 ‘가치’에 호응한다.


2. 김석래, 김수영

- 노수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지는 못했지만,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가 “존재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들은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민주화운동의 감격과 희생에 대해 마치 도시전설처럼 얘기는 되지만, 정작 현실에서 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라던지, 마석모란공원을 매월 청소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보면, “아직 정의로운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느낌과 안도를 받았다.


- 노수석은 국가폭력의 희생자이며, 이를 기리는 활동이 계속 남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막연히 있었다. 2024년 학내 인권행사에도 가능한 많은 후원을 했으면 좋겠다.

=> ‘열사’라는 의미를 사회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들 모두가 가져 본 적이 없다. 노수석의 죽음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감정과 당위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왔다고 할 수 있다.

  임미리에 의하면, ‘열사’는 1980년 5. 18. 이후 한국 사회의 이분법적 적대를 표현하는 가장 극명한 단어이다. 열사는 죽음을 상징하고, 죽인자와 죽임당한자 사이의 적대보다 더 큰 적대는 없기 때문이다(임미리, [열사, 분노와 슬품의 정치학/ 오월의 봄] 347p). 1980년대의 열사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의한 희생자를 호명하면서 투쟁을 호소하는 이름이었다. 1987년 이후 1996, 96년까지는 열사호칭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구분하는, ‘운동권’의 범위를 형성하는 의미를 가졌다.

   열사의 희생을 통해,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적”에 함께 싸우는 저항공동체를 탄생시키지만, 그“ 실체적인 내용은 없기 때문에” 전선의 적대가 사라지면서 추모집단인 공동체도 사라지게 된다(임미리, 앞의 책 346p)


=>즉, 오늘 강의에서 노수석열사를 기념하는 내용이 무엇이냐고 질문 받았을때 모두가 대답할 수 없었던 이유는, 실제로 그것이 김영삼정권과 싸워야 하는 이름을 상징하는 단어였기 때문에, “적”이 상실된 이후 실체적인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추모사업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그 싸움을 함께 했던, 가치를 공유했던 공동체에 대한 실재의 확인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의미로의 추모사업회가 과연 지속가능한지에 대하여는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


3. 이수연, 이상우

- ‘서울의 봄’영화를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서울의 봄은 의미가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MZ세대들은 이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찾아보고 n차 관람하며 민주주의에 대해 성장한다. (공동체험 이라는 재미의 요소이기도 하다).‘

-추모사업회가 ‘열사’라는 호칭을 떼어내지 않으면 새로운 사업이나 가치를 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추모사업회와 완전히 다른 차원이 되는 사업의 기획이 필요하다.

- 기존의 노수석열사 추모사업회는 추모재단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사업단체]를 열사라는 이름을 떼고 런칭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 다만,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의 기존의 성과를 청산할 필요는 없다. 노추사는 한민균이사의 지적대로 하나의 [브랜드]이며, 여전히 150여명의 cms를 가지고 있는 재정적 기반이 있다. 새로 이걸 시작하려고 할 때, 브랜드와 재정을 이만큼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다. 또, 내용을 새로 채워야 할 뿐, 우리가 ‘노수석’에 기대고 있는 부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4.정재욱

- 새로운 사업체로의 기획에 대해서도 동감가는 측면이 있다. 다만, 우리의 집행력이 바닥이라는 현실을 직시하자. 오늘 강의는 인사이트 있고 배우는게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잘 정리해 두는 작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0주기 시점과 연동해서, 차분히 기획을 빌드업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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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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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수석추모사업회의 사회사업단체(의미/재미/성장이 있는)로의 전환을 위한 ‘기획단’을 구성한다(단장 이수연)

- 이수연 단장에게 2024. 2. 부터 월 30만원을 기획료로 지급한다./ 20만 원은 조직활동비(기획단 구성, 다과음식비)로 영수증 비용처리한다./ 연 3회 30만원의 강사비를 기획단 강사비로 책정한다(강연은 기획단 만의 강연+이사회/전체회원으로 열어둘 수 있음) = 연 69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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