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돌아 보지 말기.

목적지를 상실한 후.

by 봉자필름

저기 저 앉아 있는 곰인형을 일부러

뒷 모습을 찍은 것은 아닙니다.

곰돌이 앞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데요.

웃고 있는 곰돌이의 표정과 빨간 코는

저 또한 미소짓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유가 없지 않으니,

뒷 모습을 찍습니다.


냉정하게 돌아 서 있는 저 모습

절대 다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싶어 하는 굳은 의지가

꼬리맡에 묻어나나요?


등 뒤에 미련을 덕지 덕지 껴 안고

동여 맨 머플러로 냉기를 끌어 안고

아무도 안아주지 않을텐데

팔을 한 껏 펼치고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뒤통수에

복잡한 내 머릿속을 이입합니다.


목적지를 상실한 후,

돌아갈 길 없는 이 방황에서

시간은 흐르고

공간도 변합니다.

나만,

멈춰 서 있는 이 망설임을

엄살, 미련, 질척임, 지침, 쉼, 휴식, 숨,

,,,

어쩌면 그리움, 기다림, 용기

라고 규정지어 봅니다.


뒤 돌아 보지 말기.

뒤 돌아 보지 말기.

뒤 돌아 보지 말기.


뒤.. 돌아..보지..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