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본질에 대해 묻다, KCC 건설 스위첸 광고 '모두의 집' 편
2016년에 제작된 KCC 스위첸의 광고 ‘모두의 집’은 여타 다른 아파트 브랜드 광고와는 다르게 멋진 건축물의 모습이나 편의 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집’이라는 주거 공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광고입니다. 건조하고 차가우며 화목이나 즐거움과는 조금 멀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 광고를 보면 2023년에 개봉했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생각이 나는데, 거주민들이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 외치며 외부인을 차갑게 몰아내던 장면들이 광고 속 상징들과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1.눈에 띄는 점]
몇 년간 화두 되었던 아파트 거주민들의 ‘갑질’ 문제를 주제 의식으로 꺼내며 ‘문명의 충돌’ 같은 최신 스위첸 광고와는 비교적 다르게 구체적인 인물이나 스토리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 아닌 현실적인 주거 문제 상황들을 나열합니다. 이를 통해 최근까지 치솟았던 집값 문제와 맞물려 ‘집’이라는 공간이 거주와 행복이 아닌 과열된 투자 혹은 투기의 형태로 바뀌어 버린 기이한 현실들을 함께 떠올리게 합니다. 대중적인 아파트 광고의 기조와는 다르게 집을 파는 것이 아닌 집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겪고 있고, 또 행하고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2.아쉬운 점]
광고 속 부정적인 상징들로 인해 브랜드가 해당 광고를 통해 취해야 할 베네핏이 애매해졌으며 오히려 브랜드에 반감을 살 수 있는 다소 실험적이고 과감한 메시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라는 엔드 카피는 결론이 아닌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의 형태이기 때문에 메시지 전달에서 비교적 불친절하여 명확성이 부족해 시청하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영상 안 경고문 혹은 안내문과 같이 텍스트가 많은 화면 구성에 의해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 전달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너무나도 현실적인 비주얼에 의해 오히려 불쾌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고집 한 평]
그럼에도 이 광고는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자주 꺼내보는 울림이 있는 광고입니다. 아파트를 만드는 것은 건설회사지만, 삶의 방향을 정하고 집이라는 것을 어떤 의미로 만들어 갈지 선택하는 것은 거주민이기에 그런 의미들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아파트의 멋진 전경과 고급스러운 시설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의미 있는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사건 사고가 많았던 작년이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광고를 통해 집과 삶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이기심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친절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Client : KCC 건설 스위첸
Agency : 이노션
Onair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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