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3월 16일

by 화니와 알렉산더

그들은 그곳에

서있었다

바다를 보며

해풍을 들이마신다


소나무는 자신의 집에

불쑥불쑥

침입하는 사람들을

막지 않는다

소나무의 집에는 폭력의 울타리가 없다


공기속 소금을 수렵하고

여행자들의 달콤한 말을 채집하며

소나무는 살아간다


산에서 자신을 함부로 끌고와

바닷가에 함부로 심어놓은

늙은 인부의 얼굴을 기억한다


원망하지 않는다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죽는 소나무들이 얼마나 많은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행운이라고 생각해버린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해변을 떠나면


설악산에 살고 있을

지금도 살고 있기를 바라는

가족이 생각난다


그래서 새벽에 속초 해안가를 걸으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속초에 가서

소나무를 만나면

손수건 하나 건네주자


우리의 마음에도

그리운 사람이 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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