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발라드, 밴드 덕후의 시선에서 본 따끈따끈 신곡 '녹아내려요'
*데이식스 노래는 좋아하지만 전 앨범은 들어본 적 없는 옛날 락밴드 음악 덕후가 쓰는 후기입니다.
저는 밴드, 락발라드 음악을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BUZZ. 그다음으로는 YB, FT아일랜드, 히게단디즘이고요.
솔로 가수는 이승기, 윤하 등등...
아시겠죠? 저는 지독하디 지독한 락발라드 충이라구요.
고등학생 때 버즈, 이승기 형의 음악을 듣고 난 뒤 그 시대에 빠져 있다 보니, 최근 밴드음악 트렌드에 뒤쳐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실리카겔, 루시, 데이식스, 등등...
솔직하게 저들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몇 번 시도해 본 적 있습니다. 근데 제 귀에 쏙 안 들어오는 걸 어떡해요~!
기타 좡좡거리고 막 절절하고 멜로디가 가슴을 찌르고 드럼 소리에 BPM이 맞춰지고... 그런 것보단 조금 더 부드럽더군요.
제가 뭐 음악 전문가도 아니고, 멜론 국내 록 스피릿 100% 뱃지가 있을 뿐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요즘 주류인 아이돌류 음악과 적절하게 섞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 좋은 노래지만, 그냥 제 귀에 맞지 않았을 뿐이죠.
그러던 와중, 최근에 동스케에서 엔믹스라는 친구들이 데이식스 HAPPY 노래 부른 거 보고 노래가 너무좋다...(엔믹스 지우가 너무 좋다...)해서 데이식스에 관심이 생기려던 찰나였어요.
같이 공부하는 양군과 김양이 데이식스의 광팬인지라, 앨범이 나오자마자 홍보를 해주더군요.
그래서 전곡을 순서대로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앨범은
너무너무 마음에 듭니다.
앨범이 완전 락밴드 느낌...까진 아니더라도, 락발라드 밴드 덕후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좀 있습니다.
전곡을 한 바퀴 다 듣고 나서
'얘네 노래가 이 정도였다고?' 싶어 저번 앨범도 전곡을 다 들어봤어요.
근데 이번 앨범 같은 가슴에 울림이 없더군요. 이번 앨범이 더 제 취향입니다.
저번 앨범은 예쁜척하려는 것 같아서 별로였는데(마이데이 죄송합니다),
요번 앨범은 '척'없이 자신들의 얘기를 하는 노래 같아서 거진 다 맘에 들었어요.
지금부터 앨범 수록곡을'제 마음대로' 리뷰를 해보겠읍니다.
(반박할 필요 X. 님들 의견도 다 맞음)
1. 괴물
이번 앨범의 최애곡이랄까요. 데이식스 아니고
다른 락밴드 앨범에 이 노래가 있었으면 무조건 타이틀이었을 것 같은 노래...
살짝 지기장지기장 정돈 안 된 것 같은 기타 사운드가 쏜애플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처음부터 괴물 사운드를 가져오는 것도 머기업답게 짜치지 않은 고급 괴물 사운드.....
그다음에 악기보단 보컬로 시작해서 보컬에 집중을 딱 시키는 게... 미쳤습니다.
싸비 nobody wants me. 에서 wants me 이 부분이 진짜 미친것 같아요.
막귀의 입장에서 wnat me~의 멜로디가 파 -파#으로 들립니다. 이 부분이 좀 불협화음 같이 들리는데, 오히려 괴물이라는 주제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들으면서 닭살이 돋았습니다.
어디서 들어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외국 락밴드 음악 중에 이런 느낌이 나는 밴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creep acoustic 버전 she's running out the door. 부분 가성이 생각나네요... 쨌든 진짜 괴물이 이번 앨범에 제 기준 최고 띵곡입니다.
2. 녹아내려요.
타이틀입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에 눈물 2스푼 정도 추가한 느낌...?
시작부터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처럼 벅참을 불러일으키는 초반부, 그러나 가사는 마냥 벅차진 않고, 조금은 슬픔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네요.
녹아내려요 라는 제목처럼
'뭐가 흘러내릴까? 왜 녹아내릴까' 궁금했는데, 일상의 힘듦, 고통이 그녀의 말 한마디에 사르르 녹아내렸다.라는 전개...
일본 락밴드의 청량함이 느껴지는 타이틀이랄까요. 노래는 아니지만 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사랑하는 이의 한마디는 사람을 꽃으로 만들거나, 혹은 가슴속 벽돌을 녹일 수도 있다는 것... 사랑의 힘 아닐까요. 크.
한국 밴드엔 이런 느낌을 주는 밴드가.... 누가 있지....?
밴드 달담보다 조금 더 라이트 한 느낌...? 달밤 노래도 좋거든요. 보컬이 목소리가 두꺼워서 진득한 청량함이 있어요. 달담은 조금 CCM 같은 느낌이 나지만 녹아내려요는 그보단 더 락느낌이 강합니다.!!
(달담 졸업, 해적 추천추천!)
개인적으로 이 노래가 타이틀이라서 조금 놀랐습니다. 타이틀이라고...? 좀 아쉽다!
3. 그녀가 웃었다.
사실 처음 제목 듣고서 김형중의 '그녀가 웃잖아'가 생각났습니다.
앨범 주르륵 들으면서 녹아내려요 아니면 이게 타이틀이겠군... 싶었는데, 녹아내려요가 초반이 더 벅차서 이건 타이틀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3번 트랙 그녀가 웃었다가 저번 앨범 데이식스의 무드가 가장 많이 묻어 있는 노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량하고, 간질간질한 가사 전달하면서 벅참을 잘 만드는 밴드라 생각했는데, 이 노래는 벅참까진 아니고 그 이전에 몽글 정도....?
노래를 처음 듣는데, 콘서트에서 본 공연 끝나고, 앵콜 첫곡으로 딱 이 노래를 부르는 그림이 그려졌어요. 'bpm 줄이고, 어쿠스틱 버전으로 개사해서 부르면 진짜 팬들 다 끝장나겠다...'
그런 몽글함이 담긴 노래입니다.
4.망겜
펑키함 먼데.
가사가 재치 넘치네욬ㅋㅋㅋㅋ. 인생 망한 게임을 구원해 주는 건 뭔데. 멈추는 건 없어. 너와 나 끝까지 가는 거야. 조금만 더 힘내보자는 응원을 이렇게 신박하게 해 줄 수 있다니.
전국 게이머들에게 '찐막?'을 외칠 때 틀어줄 수 있는 노래가 하나 생겼습니다 여러분.
5. 도와줘요 ROCK &ROll.
이 노래도 이 앨범에서 진짜 맘에 드는 노래입니다.
로맨틱한 가사를 담은 노래를 통해서 고백하는 친구의 이야기... 낭만 있죠.
현실이라면 아마
"자, 다음 장기자랑은 a반의 백승권~"(내 여자라니까 흘러나온다)
"ㅁㅁ내 여자니까~ 너는 내 여자니까 아~" "꺄앆~ 개더러워~" "와 저 XX진짜 하네~ㅋㅋ"
처럼 망하겠지만, 이 노래를 들려준다면 왠지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성진님 보컬이 이 노래에서 특히 잘 사는 것 같아여. (성진이형 사랑해)
6. i'M FINE
사비 멜로디가 엄청 좋습니다. 드럼 비트에 들어가는 보컬이 딱 맞물리는 느낌? 스무스합니다...
이 노래도 싸비 근처에서 반음 올라가는 멜로디? 가 있는 것 같은데 여태까지 데이식스가 이런 멜로디를 썼었나? 싶네요. 이 멜로디 느낌 맘에 든다....
7. 아직 거기 살아
험.... 뭐랄까 진짜 앵콜 끝에 끝. 근데 마지막 곡은 아니고, 찐막 전곡 느낌?
눈물 타이밍에 부르는 노래느낌입니다. 팬송인가...? 싶기도 하고. 보컬을 강조하는 사운드를 사용한 걸 보니 앙코르를 염두한 게 확실하다는 생각... 멜로디도 옥타브 낮춰서 떼창 구간도 있고.....
앨범 총평.
대중적으로 원필 님 목소리가 잘 알려져 있는데, 전 성진님 목소리가 진짜 좋았습니다.
그 허스키한데 짱짱함.... 락발라드 덕후의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입니다.
요번 앨범에서 성진님 목소리가 더 잘 살 수 있게 멜로디를 짠 느낌이 듭니다. 그냥 제 맘에 든 거 같기도 하고요.
최근 밴드 음악의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중심에 데이식스가 왜 있는 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앨범이었습니다. 점점 더 '락'이 뭔지 깨닫는 느낌...
다음 앨범에서는 더 파괴적이고, 가차 없이 자신들의 욕망을 더 드러낼 수 있는 앨범을 가져왔으면 좋겠다...
그전까지는 그런 걸 못하는 줄 알았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서
지금도 할 수는 있지만 아직 안 할 뿐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데이식스 짱짱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