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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gimotion Feb 14. 2024

The Key: VR 영화가 현실을 어떻게 담아내는가

어떤 VR 영화를 첫 리뷰 작품으로 선정할까 고민 하다 제가 첫 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The Key] 라는 작품입니다.  [The Key] 는  베니스국제 영화제 및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수상 이력아 인상적이긴 하지만 제가 이 작품을 첫 번째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가장 ’영화같은 느낌‘의 VR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렇다면 ’ 영화 같은 느낌‘라는 건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요?


영화라는 예술 형식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 주고 있지만,

제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한 가지는 영화는 현실의 재현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이 관점에서 ‘영화 같은 느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작품은 가상으로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그곳에 참여자를 초대함으로써 경험을 유도합니다.

참여자는 이 영화 체험을 통해 작품이 의도한 ‘가상으로 만든 현실(가상현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가상과 현실이 연결 됩니다.

                              (출처: https://tribecafilm.com/festival/archive/key-2019)


[The Key] 라는 작품은 VR 영화가 가상 환경과 이야기로 현실을 어떻게 투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현실 재현에 주목해 체험하신다면 작품을 조금 더 풍부하게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 영화의 상세한 스토리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최대한 생략하였습니다.


미스터리 열쇠

영화는 몽환적으로 보이는 마치 꿈과 같은 공간에서 시작되며 참여자는 이 공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때 어딘가에서 자신을 안나라고 소개하는 목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안나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왜 그곳에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며, 계속해서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참여자에게 기억을 찾을 수 있는 신비로운 열쇠를 잡아 기억을 되찾는 꿈의 여정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때 공간에는 하나의 열쇠(Key)가 나타나고 참여자가 열쇠를 손에 쥐는 순간 본격적인 영화가 시작됩니다.


친구를 잃다.

안나의 꿈의 여행에 동참한 참여자는 집으로 보이는 공간에 도착합니다. 참여자는 안나의 안내에 따라 세 개의 구체로 묘사되는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안나는 세 개의 구체를 Companion(동료, 동반자, 친구)으로 소개합니다.

참여자는 안나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집 밖으로부터의 위험이 닥치는 사건을 겪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외부 힘에 인해 친구를 잃게 됩니다.

영화는 이어지는 여러 사건을 통해 친구를 잃는( 빼앗기는) 상실의 감정과 괴물 캐릭터로 묘사되는 폭력적인 힘에 의한 절망, 고난 등을 경험하게 합니다.


열쇠의 비밀을 풀다

참여자의 도움으로 안나는 자신의 기억을 복원해 냅니다.

참여자는 열쇠를 통해 문을 열고, 마침내 안나와 함께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됩니다.

현실 공간으로 돌아온 안나는 자신의 비밀을 들려주게 되고, 참여자는 열쇠가 상징하는 비극적이고 슬픈 비밀을 듣습니다.

모든 비밀을 알게 된 참여자는 자신이 경험 내용이 현실의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가상 경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수채화 같은 느낌의 공간의 은유

이 영화는 난민이 실제 경험한 환경과 공간을 수채화 같은 묘사 기법을 활용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출처: https://docubase.mit.edu/project/the-key/)

VR 기술을 통해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마지막까지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공간 재현을 미룹니다.  대신에 참여자를 은유적 공간으로 데리고 옵니다.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보다 예술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참여자와의 더 깊은 연결을 시도합니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괴물 캐릭터,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힘등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주체성 상실 경험을 유도합니다.

이렇게 난민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다큐멘터리의 형식처럼 사실적 재현을 보는 것과 비교하여참여자 자신의 해석과 감정을 작품에 투영할 수 있어 더 큰 정서적 몰입을 할 수 있습니다. 


VR 영화가 현실을 담아내는 하나의 방법

이 작품은 주인공 안나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을 통해 난민의 삶을 은유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는 영화 속 사건을 겪으며 친구를 빼앗기고 폭력에 노출되는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고난과 상실의 감정을 느낍니다. 

작품은 사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대신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묘사를 통해 역으로 현실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밝혀지는 열쇠의 비밀을 통해 자연스럽게 현실을 매개시킴으로써 참여자의 경험을 실존적 경험으로 확장시킵니다. 

VR 영화는 이야기를 단순히 보는 것이 이야기를 경험합니다. 때문에 VR 영화가 현실을 담아내는 하나의 방식은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참여를 통한 재연의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VR 영화는 단순히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바로 참여자 자신을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특별한 경험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참여자가 자신만의 경험을 형성하고 스토리를 완성해 나가는 형식은 VR 영화가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VR 영화가 현실의 재현을 통해 어떤 시네마틱한 경험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되며, VR 영화라는 것이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라고 궁금해하셨던 분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해 줄 수 있는 영화입니다. 


[The Key] 콘텐츠는 Meta Quest Store를 통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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