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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상찬 Mar 22. 2020

"함께 일하자"라는 요청

새 둥지에서의 회고록

2019년 전 직장을 퇴사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개인적으로 쌓은 경험들로 생활을 연명하면서 작게나마 사업도 진행을 하고 있었다.

좋은 수익까지는 아니어도 매달 나의 생활비도 챙길 수 있었고, 잠깐이지만 인턴2명도 들여서 살고자하는 노력을 해왔다.

학교도 졸업을 못 한 재학생 신분의 학생이 직장생활 창업 활동 등등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며 고민에 빠진 2019는 12월.


대구에서 수익을 꽤 내고 있던 사업가이자 지인이었던 형이 밥 먹자는 연락이 왔다.

워낙 바쁜 형님이라 내가 뵙고 싶어도 뵙는 것이 정말 어려웠던 분이었다.


전 직장인 미텔슈탄트에서 일하고 있을 때 광고사업으로 많은 수익을 내던 회사의 대표이기도 했다.

좋은 차에 좋은 사무실 게다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브랜드를 만들면서 부산과 홍대로 진출하기도 했다.



바로 '산격동 사진관'이라는 컨셉 사진관을 수면 위로 띄우면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9에 등장하기도 했다.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 확실히 '돈'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 형님이었다.


사실 기대를 하고 있었다.

최근에 다른 지역에서 만나 뵈었던 적이 있었는데, 나의 근황을 꽤 궁금해하시면서 여쭤보았던 것.

그런데도 반신반의했다.

아직 졸업을 못한 재학생 신분에서 일 같이 하자는 것보다는 일 잠깐 도와달라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너 나랑 일 같이 하자.
학교 가는 것에 회사에서 시간을 양보해줄게, 학교 졸업이 중요하니까. 그 대신 학교에서도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다.


제일 핵심만 이야기하자면, 영입 제안이었다. 2015년도에 처음 만났던 형의 모습은 굉장히 벤처 하는 초기 사업가들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퀭했고, 조급해 보였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은 여유가 넘쳐 보였다.

정말 잘 나간다고 생각하던 회사의 대표이사가 나 같은 사람에게 "함께 일하자"라고 요청하는 것 자체가 의문이 들게 했다.


"형, 저의 어떤 점을 보고 영입 제안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네가 전 직장에 있을 때 일에 문제가 있을 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


2번의 만남 이후로 2월 1일 (주)마크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주)마크는 광고업을 베이스로 실내 인테리어 사업, 패션잡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스튜디오 스물셋이라는 웨딩스튜디오도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 광고로 수익을 내고, 인테리어 사업으로 대구에서 '대명 1990', '침산 피크'로 수익을 내었다.

스튜디오 스물셋
인테리어 사업부
브랜드 제품

그리고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사업은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것. 지금까지 크라우드펀딩으로 2개의 제품을 만들었다.

바로 노즈 아이, 무중력 구두이다.

그래서 인테리어 회사야? 브랜드 제품 만드는 회사야?...

외부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나는 오히려 이 업들이 각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에코시스템을 갖춘 하나의 사업형태라고 보고 있다.

제품을 만드는 팀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내면, 제품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서 스튜디오를 이용하고 그 스튜디오의 내부 인테리어를 직접 회사가 디자인하고, 제품 홍보를 위한 광고도 함께 하는 이 일련의 과정이 회사에서 순환구조로 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가 성장하려면 '창'을 만들라고 한다. 즉,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구조가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마치 '삼지창'처럼.

이러한 조건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식구들의 능력과 책임감이 굉장히 높아야 한다.


첫 출근하는 날 정말 놀라웠다. 모두가 자신의 일(사업,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과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일에 주체가 회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런데도 (주)마크의 식구들은 모두가 자신의 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찾아냈고, 회사의 성장에 필요한 일들을 찾아내었다.

이런 환경들은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회사의 목표가 심플했고 명확했다.

모두가 공감하는 목표였고, 그로 인해서 개인에게도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목표였다.

그렇기에 다른 잡스러운 생각을 할 필요가 없이 각자의 목표를 보고 달려갈 수 있었다.


첫 출근을 하고 2개월 동안 몇 번의 내 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여러 사업을 시작했다.

벤처 성향을 띄는 서비스, 스마트 스토어 등


조금은 방황을 했지만, 나도 브랜드 제품 생산을 하는 방향으로 잡히고 지금은 두 가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내 일이, 내 사업이 생겨났다는 생각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굉장히 흥분이 된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영향력과 능력이 너무나도 강하고 대단하다.

그렇게 가깝지는 않았지만, 개인의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형님이자 회사의 기둥 정민혁 대표

스튜디오 스물셋 대표이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심어주시는 임진실 대표

회사의 디자이너로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로  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시는 열심히 달려가 주시는 김가림 씨

가장 가까이에서 일하며 나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를 해주는 가장 큰 자극을 주는 사람인 김윤현 씨


바로 어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작은 요식업이 거대한 기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 드라마.

그 이야기처럼 (주)마크도 행복한 결말을 만들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이제 함께 한지 3개월이 되었다.

회사에 큰 이익을 현재는 가져다주고 있지 못하지만, 꼭 보답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가 아직 배워야 할 것들 도전할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우리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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