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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soft Jul 13. 2024

호주 부동산 시장 현황 (2024년 7월 현재)

안녕하세요.

호주 부동산 평가사 CPV (Certified Practising Valuer) Feelsoft입니다.


2024년도 벌써 하반기에 들어섰습니다.

제가 어쩌다 보니 격월로 부동산 시장 현황에 대해 글을 올리는데 이제는 제 글이 호주의 정기 부동산 리서치 서비스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아는 척하다 발목 잡힌... TT)


우선 뉴스들을 둘러봅시다.

7월의 호주 부동산 뉴스들은 간단합니다. 상반기의 정리이자 Financial Year에 대한 회고입니다. 6월 말 기준으로 Domain과 Corelogic이 통계자료를 내놓으면 이걸 기반으로 각종 매체에서 기사들을 쏟아내는 것이죠.


브리스번, 아들레이드, 퍼스 계 탔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호주는 집과의 전쟁

호주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주택난은 계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정부 각 부처에서는 앞다투어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미 주지하다시피 이민자 및 유학생들의 수를 제한하는 이민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일정 지역에 고층아파트의 허가를 촉진하여 공급을 늘리는 한편, AirBnB 등의 단기임대 시장을 규제하고, Super에 적립된 비용으로 생애최초주택구입자들의 주택매입을 용이하게 하고, 임대료 인상에 대한 제한규정을 속속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호주라는 국가 전체가 이 '집'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사실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전쟁

그러는 와중에도 인도, (홍콩을 포함한) 중국 등의 역외자본이 호주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규모가 다시 증가하고,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뉴스와 맞물려 미국발 금리인하설이 힘을 얻으며 호주 역시 이자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 텐션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호주의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올라가는데도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가되는 건축허가수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건축가격은 호주 전반의 부동산 가격을 견인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이자율에도 주택가격이 잡히지 않자 이제 미디어에서는 FOMO (Fear Of Missing Out: 벼락거지 공포증후군)라는 사회심리학 용어로 부동산 가격을 설명하네요. 별로 놀랄 일도 아닙니다. 호주는 COVID 때 화장실 휴지를 두고 결투도 불사하는 패닉바잉 현상을 보여주기도 했죠. 일맥상통한 군중불안심리입니다.


https://www.macrobusiness.com.au/2024/06/fomo-on-steroids-behind-australias-house-price-surge/


www.macrobusiness.com.au



평가사인 제 눈에는 이제 호주라는 사회구성원들이 '집'이라는 재화를 두고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들로 점차 양분화되고 그 간격이 커져가게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쉽게 말해 우선 주택가격이 일반 서민들의 월급 수준으로 감당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올라가며 일단 세입자의 신분이 되면 비싼 렌트료를 감당하느라 자기 자본을 만들지 못해 더 이상 집을 살 수 없는 신분으로 고착화될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가진 편과 없는 편으로 갈라서며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와중에 미디어는 갈라치기로 재미를 볼 거구요.


이미 미디어에서는 가진자들의 도덕적 잣대를 운운하는 기사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집을 빈 채로 두고 있는 오너들을 비난하며 그런 Inactive House 들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여론들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자본주의적인 현상이죠. 더 이상 나눠줄 집이 없으니 외국인투자, 유학생, 이민자는 줄이자는 극보수적인 시각과 함께 호주의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스쿼팅 (squatting: 업계 선수들은 adverse possession이라고 합니다.) 관련한 글들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호주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잠자고 있는 소유권은 가난한 자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다분히 사회주의 성향의 독트린입니다.



호주 부동산 시장에 눈독 들이는 해외자본들

또한 최근 심상챦게 나타나고 있는 것들이 호주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외투자 뉴스입니다. 특히 아시아 쪽의 돈냄새 잘 맡는 국가들의 투자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호주국민의 정서에 반하고 있어서 집권당인 노동당이나 FIRB, ATO의 스트레스가 가중될 것으로 보이네요. 


https://www.abc.net.au/news/2024-06-27/foreign-buyers-china-hk-india-want-australian-property-housing/104024004


출처: www.abc.net.au


그래서 내 생각은...


호주 부동산시장이 지속적으로 뜨거워질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브리스번이나 시드니, 퍼스는 투기시장 급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하게 됩니다. 위에서 간략히 설명드렸지만 단순한 수요-공급이나 이자율-투자수익률 등의 이성적 자본시장의 논리보다는 집단 광기 (Folie à Deux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무슨 부동산 평가사가 시장가격을 설명하기 위해 정신병까지 설명을 해야 하나...)에서 비롯된 Panic Buying의 성격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고 여기에 금리하락까지 현실화된다면 주택가격은 계속 치솟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미 그러한 상태가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승세가 버블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연착륙을 하게 될 것인지인데 지금 호주 정치, 언론계의 모든 관심은 '어떻게 해야 집을 골고루 나누어줄까'에만 매몰되어 있어 이러한 미래의 고민은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만 하면 안 되지.

제 두 딸이 시드니에 살고 있습니다. 

위의 표에서 나타내고 있다시피 주택의 중간가격이 $1.17m입니다. 한화로 11억입니다. 아이들 월급으로 렌트 주고, 생활비 쓰고 남는 돈으로 디포짓 20% (23.4만 불) 저축하려면 어림잡아 20년은 족히 필요할 겁니다.


그래서 올 해가 지나가기 전에 (정확히는 금리인하가 실현되기 전에) 큰 아이의 집이라도 서둘러 마련하려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지식과 정보, 그리고 인스트럭션은 주었고 스스로 마켓을 조사하여 투자지역을 찾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울러 파이낸싱을 위해 은행접촉도 시작하라고 했습니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흐르네요. 딸내미 주택 매입 과정은 봐서 따로 올리겠습니다.)



정리하며...

호주에서 부동산 선수들과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It's crazy.'라는 표현을 쓸 때가 많습니다.

이 표현을 처음 접할 때는 그냥 '호들갑을 떠는 친구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라는 업계의 전문용어가 아닌가 싶네요. 지금이 정말 crazy라는 단어를 써야 할 때가 맞는 것 같습니다.


시장에의 정치적인 개입과 군중불안심리, 그리고 반자본주의 시장으로 흘러가는 민심들. 

이러다 호주 부동산 시장에도 조만간 사회주의의 표상인 '청약통장'이 등장할 것 같네요.


마칩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는 분들의 숫자가 점점 많아지네요. 채팅이나 쪽지보다는 mail.feelsoft@gmail.com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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