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정신과를 찾아가다
2022년 11월, 정신과를 찾아갔다. 지방에서 ADHD를 진료해 주는 괜찮은 병원을 찾기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병원을 가보기로 결심했다. 보통 잘 맞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운이 좋았는지 선생님과 잘 맞았다. 첫 병원을 지금까지도 잘 다니고 있다.
긴장하며 들어간 진료실에는 중단발의 여자선생님이 계셨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선생님이 공감도 잘해주시고, 약도 잘 처방해 주신다는 걸 알게 됐지만 처음에는 조금 차갑다고 생각했다. 정신과의 진입장벽 때문이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첫 진료였고, 진료에 필요한 질문들이 날카롭게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왜 ADHD가 의심되나요?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나요? 그것이 나를 공격하는 말이 아님에도, 그냥 내가 게으르고 한심한 탓인데 왜 정신과에 왔냐고 비난하는 것 같았다. 꼭 나의 대답이 변명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선생님께 종합심리보고서 평가 결과를 보여드렸고, 횡설수설 말을 이어갔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로, 주로 어릴 때 나타나는 발달장애이다. 전두엽의 발달이 느리거나 기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어릴 때 정상적으로 발달되고 발견돼서 치료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유전의 가능성이 높은 발달장애라고 한다. ADHD의 유형도 여러 가지가 있다. 과잉행동 유형의 경우는 어릴 때 발견하기 쉽지만 조용한 ADHD는 지나치기 쉽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모범생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 진단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선생님은 내게 ADHD 성향이 있는 거 같다고 하셨다. 안심이 되면서도 계속 의심이 되었다. 바로 약물치료를 원하면 할 수 있다고 하셨지만 조금이라도 더 확실하게 진단받고 싶었다.
ADHD 진단도구에는 뭐가 있을까?
1. 자가보고척도(ASRS)
2. CAT 검사(주의집중력 검사)
3. 종합심리검사 (풀 배터리)
4. 뇌파검사
성인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V1.1) 증상 체크리스트
(2003 world Health Organization(WHO), All right reserved.)
1. 어떤 일의 어려운 부분은 끝내 놓고 그 일을 마무리를 짓지 못해 곤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2. 체계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3. 약속이나 해야 할 일을 잊어버려 곤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4. 골치 아픈 일은 피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까?
5. 오래 앉아 있을 때는 손을 만지작 거리거나 발을 꼼지락 거리는 경우가 있습니까?
6.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과도하게 또는 멈출 수 없이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7. 지루하고 어려운 일을 할 때, 부주의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8.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할 때 주의 집중이 힘든 경우가 있습니까?
9. 대화 중, 특히 상대방이 당신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을 때에도 집중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까?
10. 집이나 직장에서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거나 어디에 두었는지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11.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소음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지는 경우가 있습니까?
12. 회의나 다른 사회적 상황에서 계속 앉아 있어야 함에도 잠깐씩 자리를 뜨는 경우가 있습니까?
13. 안절부절못하거나 조바심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14. 혼자 쉬고 있을 때, 긴장을 풀거나 마음을 편하게 갖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15. 사회적 상황에서 나 혼자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까?
16. 대화 도중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 전에 끼어들어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경우가 있습니까?
17. 차례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18. 다른 사람이 바쁘게 일할 때,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성인 ADHD 자가보고척도(ASRS)는 1차 적으로 선별할 때 쓰이는 검사이다. 해당 항목이 4개 이상이면 이후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평가한다. 안타깝게도 피검사처럼 양성 음성 유무를 알 수 있는 병이 아니라서, 여러 가지 진단도구 들 중 상황에 맞는 검사를 해보고 과거력, 의사와 직접 면담한 결과 진단을 내린다고 한다. 보통은 CAT 검사를 많이 한다고 한다. 나는 종합심리검사를 따로 했기 때문에 CAT 검사는 하지 않고 뇌파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나는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ADHD를 진단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