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없었는데 오히려 겨울에 웬 파리일까요? 추운아침에는 없다가 해가 떠오르면 거실창 밖에 10여 마리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문을 열면 이때다 싶어 한 마리씩 들어옵니다. 우선 파리는 따뜻한 곳을 찾아서 잘 들어왔다 싶겠지만 집안으로 들어온 파리는 파리목숨입니다. 원래는파리채가 하나 있었습니다.집안에 파리가 자주 보여 파리채 찾으면 벌써 날아가 버린 후입니다. 이런 일들이 잦아 여기저기 두려고 6개 세트로 구입했습니다. 그래봐야 6900원입니다. 파리는 오래 날지 못하고 벽이나 의자 등에서 쉬기에 그사이에 거의 잡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오면 평균 1분 생존합니다.
밖으로 가서 잡아서 원천봉쇄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10분만 지나면 그대로입니다. 이 추운 겨울에 어디서 자꾸 생길까요? 햇빛만 나면 문 밖에 매달려 있고 문만 열면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잡아도 잡아도 하고 항상 10여 마리가 있습니다.
지금도 방으로 한 마리 들어왔어요. 이 파리는 빠릅니다. 내 머리를 스치고 날며 도발을 합니다
흰 벽지에 앉는다면 쉽게 잡을 텐데요. 어디에 앉는지 이 파리는 나는 모습만 보입니다. 또 나에게 도발을 합니다. 나를 만만하게 보고 가까이 앉아도 못 잡을 줄 알고 앉는지 휴대폰에 앉았습니다. 내손이 재빨리 움직입니다.
탁!
검은 점으로 훅 떨어집니다. 휴지에 쌓여 쓰레기통으로 가면 상황종료입니다.
우리 동네는 유자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얼마 전에도 동네가 노랬습니다. 이제 다 따서 유자는 없고 상록수인 유자나무만 있습니다. 유자가공 공장이 3곳이 있는데 아직 인부들이 많이 드나듭니다. 공장 지나면 유자향이 풍깁니다. 동네분들은 이제 유자 따기, 유자차 만들기가 끝났는지 마을회관에서 10원짜리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싸우고 화해하고 하루에도 2-3번씩 하십니다. 그리고 왁자지껄 즐기십니다. 거의가 70대 이상이신데 사이가 참 좋습니다.
이제는 0도 가까이 기온이 떨어집니다. 상추에 서리가 내렸습니다. 겨울 내 먹을 수는 없을까?
우리 집 텃밭에. 비닐터널을 씌워주려 합니다. 작년에 구입한 활대도 있고 비닐도 있고 멀칭핀도 있어 일손만 있으면 되는데 오랜만에 남편과 손 맞추어 일을 하겠네요. 우리 집은 남편이 부엌담당이고 저가 텃밭담당입니다. 작은 텃밭이라 혼자 일하는데 손맞잡이가 필요하면 같이 일합니다.
노란 국화가 이제 주홍빛으로 변합니다. 나팔꽃은 1주일 전부터 피지 않더니 이제는 잎도 시들어갑니다. 국화는 좀 오래가네요. 텃밭에는 쑥갓, 양배추, 파, 갓이 자라고 있는데요. 가을에는 국화가 활짝 비었듯이 봄에는 갓꽃이. 유채꽃처럼 노랗게 필 겁니다.
우리 집 울타리 안에 있는 유자나무가 자기네 것이라며 새벽에 약을 뿌리던 어르신들 기억하시나요?
그 유자나무에 몇 개 달리지 않았어요. 그러나 크고 탐스럽게 열렸어요. 그런데 유자를 수확할 시기가 지났는데 따지 않네요.
우리도 그냥 버려둡니다. 작년에는 열매가 작고 색이 안 좋아서 안다고 내버려 두더니 올해는 몇 개 되지 않으니 내버려 두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