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작성됨.
사랑은 확실하지 않아야 한다. 사랑이 확실해지고 형태가 생기면 부서지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내일이면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다음 날은 결을 따라 조각나버릴 것이다. 끝내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버린 사랑은 서로에게 흉터를 남길뿐이다. 그래서 나는 모서리 없는 사랑만을 노래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기를 바라며.
마지막까지 전하지 못했던 실체 없는 내 사랑을, 뒤늦게 그리움으로 빚어 어루만져 본 적 있다. 둥그렇지 않고 뾰족하기만 한 그것을 있는 그대로 껴안았다. 가슴팍이 찌릿해 눈물까지 났지만 그리워하는 것은 멈출 수 없었다. 이제 와 확실해진 사랑에 아픈 것인지, 확실했던 사랑에 이제야 아픈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고개 숙였다. 그대 목소리 들릴까 울음 참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