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 빼뚤한 아랫니와 갈라지는 손톱 밑
모델 일을 하면서 아주 가끔이었지만 나에게 질문하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비뚤게 자란 아랫니 교정에 관한 질문이었다.
교정을 생각해 본 적 없느냐 혹은 왜 아직 안 했냐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항상 한결같았다.
“아빠랑 똑같아서요.”
아래 치열이 고르지 않은 아빠와 똑 닮은 나의 아랫니는 나에게 있어서는 영원히 가져가고픈 아빠와의 연결 고리었다. 혀끝이 비뚤어진 아랫니 사이에 닿을 때마다 알 수 없는 차오름으로 마음이 뻐근해진다.
서른이 넘어선 시점부턴,
손톱 아래 여린 살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건조한 손끝이 말썽이었던 것
문득 내 어린 시절 겨울마다 손끝이 갈라져 아파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나이를 드니 엄마를 닮아가는 모습들이 나타난다.
나쁜 걸 물려주셨다 속상해하는 엄마에게
나는 엄마를 닮아 기쁘다 이야기한다.
나는 내가 가진 불 완전함에서
최고로 완전한 안락함을 느낀다.
비뚤어진 아랫니와
갈라진 손끝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