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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Jul 19. 2024

드디어 수영 대회 심판

초심으로 돌아가자!

맨 처음 수영을 배울 때 설레고

물에 뜨는 느낌 체가 자유롭고 좋았다.

물이 무서워서 물에 가라앉지 않고 뜨는 게

처음 목표였기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에

취해 매일 수영장 가기 전이 가장 설렜다.


그런데 요샌 속도에 끌려다니며

자세 교정을 새롭게 하자니

나름 스트레스를 받는다.

강습 가기 전이 두렵고 떨려 배가 아플 정도니.


신랑도 다른 시간대지만 같은 강사에게 강습을 받고 있기에 "건강하려고 하는 취미 생활에 스트레스받지 마!"

라며 나를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몇 달간 안 떨어지는 목감기에 물어 들어가면

춥고 더 안 낫기에 과감하게 7월 초부터 강습을 쉬면서 주말 자유 수영만 가끔 가고 있다.

그러면서 기록 수영이 아닌 행복 수영의 감을 찾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생각을 해 보았다.

역시 멈추면 더 잘 보이는 법!

선수할 것도 아닌데 기록 수영에 대한 부담감에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되는 게 제일 몸도 마음도 힘들게 만든 것이다.

과욕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니.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 흔한 말이

진리 기는 한가보다.



지난 주말 수영대회 첫 심판을 다녀와서

수영을 좋아하게 됐던 처음이 다시 떠올랐다.

수영대회에  나가는 게 너무 떨려 수영대회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심판자격증을

땄기에 대회를 나가도 직접 뛰는 게 아니니

확실히 안 떨렸다.

내가 출발대에 섰을 때는 여유가 없어 안 보이던 자세들도 차분하게 눈에 들어왔다.


새벽 6시 반에 집에서 출발해 오후 5 즈음 끝났는데 끝나고 같이 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들 물에 풍덩 들어가 수영을 하고 싶었다는 말을 듣고 공감했다.

수영장의 습도 덕에 더 더웠고

관중석에서 봤을 때  민원의 소지가 될 만한

행동을 하면 안 되기에  내내 몸가짐을 조심

하느라 힘들었다.

제일 힘든 것은 휴대전화를 아예 못 본다는 것!

땀이 나도 부채질도 참은 채 일사불란하게 절도를 지키며 앉아 있어야 했다.


대회가 끝나고 동기 심판들이랑 차를 마시러 갔는데 다들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답게 수영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해외에 스노클링이나 다이빙하러 여행을 다녀온 이도 있었고,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딴 사람,

한강 크로스 스위밍 챌린지에 다녀온 이도 있었다.

수영이야기 할 때 그 반짝거리는 눈빛이란!

나이에 국한되지 않는 도전의 용기가 멋졌다.


수영장에선 그리 친한 사람도 수영장 밖을 나가면 질척거리는 관계가 되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누군가는 말했다.

다들 씻는 속도도 다르고 씻고 나서는 일상을 향해 가느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2일 후에  다시 만날 때까지 쿨하게 지내다 보는 점이 좋다는 것도 공감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그전에는 몰랐던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를 나도 많이 받고 있었구나를 느꼈다. 혼자 걷는 시간이 편하고 즐거운 것을 보면.


수영의 또 다른 장점은 슬픔도 머리 복잡함도 물속에서는 잊힌다는 것이다.

물속에서는 잡념이 사라지고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호흡 고르기만 하기에도 벅찬 점이 강습의 매력이다.


45분~50분 정도의 강습이 끝나면 숨차게 "오늘도 운동을 했구나"에 만족하련다.

슬플 때 물속에서는 눈물이 가려진다는 말이 마음에 훅 들어왔다.

평생 할 이 좋은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느긋하게 마음먹기로 했다.




늘 처음처럼 되기가 제일 어렵지만

욕심에 가려진 초심을 다시 불러 내서 수영을 즐기며 늘어난 체력에 감사하고 마음의 탄력까지도 얻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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