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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행후기

해안길을 따라서

by 황인갑

1달여 만에 남파랑길 67코스를 걷게 된다. 새벽부터 아내가 깊은 잠에 빠진 나를 깨운다. 새벽 4시이다. 일어나서 준비하고 먼 고흥까지 오니 6시 30분이고 날이 밝았다. 고흥군 포두면 해창만 오토캠핑장이었다. 이어서 일행이 오게 되었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여자분 2분이 오셨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4명이다. 오늘 코스는 나로도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우리는 다른 목사님 차로 이동하여 시점으로 옮겼다. 나는 몸에 가능하면 물건을 적게 가지고 가려고 안경과 수건 그리고 차키를 그 차에 두었다. 나중에 이것이 큰 실책임을 알았다. 차키가 있어야 내차를 가지고 탈 수 있는데 그것을 착각하고 이차를 타고 갈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 일정은 16.2킬로다. 시작점에서 사진을 찍었다. 고흥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명하는데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여자만도 있어서 섬도 보이고 큰 바다로 이어진다. 이순신장군의 유적지가 있는 사도진 등 많은 진이 있다. 3분이 앞서가고 나는 뒤서 갔다. 초반에 비가 좀 내려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나중에는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남열전망대등 여러 곳에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가는 곳마다 정자가 있어서 주민들이 쉬고 있었다. 모두 노령층들이다. 밭에서 일하는 젊은 처자 나이 드신 분 정자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내가 차키를 다른 차에다 두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내 폰 바테리도 방전이 되었다. 마음대로 썼더니 금방 방전이 된다. 앞으로는 보조바테리를 가지고 다녀야겠다. 친구 폰으로 긴급출동신고를 했다. 현대해상 고장에 견인으로 신고를 했더니 금방 전화가 온다. 보험은 이렇게 좋은 것이다.


우리가 점심을 거의 다 먹을 시간에 레커차가 도착했다. 고흥읍 먼 거리에서 왔다. 차키가 없으면 열 방법이 없다고 한다. 레커차 직원이 친절하게 일도 잘하고 고흥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나누게 되었다. 한강희목사는 미국에 가서 텀블러도 35불에 사고 가방도 10불에 사고 전에 등산화도 13만 원 이월상품을 샀다고 한다. 미국에서 산 옷 2개를 선물로 준다. 10월에는 설악산을 가자고 약속하고 돌아왔다.


항상 자연은 이처럼 우리에게 치유와 회복과 기쁨을 준다. 돌아오는 길에 너무 피곤하여 잠이 쏟아졌다. 이렇게 가다가는 사고가 날 것 같았다. 졸음이 계속 밀려온다. 하품을 해도 소용이 없다. 보성녹차휴게소에서 좀 쉬고 가려고 들어갔는데 전화 한 통이 왔다.


서울 강남교회 이정한 집사였다. 그는 며칠 전 아내와 함께 우리 교회에 와서 교회리모델링 공사에 대해 살펴보고 의견을 나누었다. 교회 공사를 하다가 추락사고가 나서 집사님이 병원에 입원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그래서 서울 강남교회 목사님에게 도움 요청을 했더니 방법을 찾아보자고 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가 재료비를 대고 기술만 제공받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강단만 하려고 했다가 이왕 하는 것 전체 리모델링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모든 경비를 다 그 교회에서 한다고 한다. 우리가 할 것은 기존 루바를 제거하고 교회 안의 비품을 밖으로 이동하고 잠자리와 식사를 부탁하고 비트비계 3조와 발판 10개를 준비하라고 한다. 나는 너무 기뻐서 경비를 그 교회에서 하냐고 재차 물었다. 돈으로 계산하면 몇천만 원일 것이다. 너무 기뻐서 잠이 다 달아나 버렸다. 무척 피곤한 날이지만 마음은 기뻤다. 오늘 걷는 걸음수는 26,620 보, 18.48킬로이다. 고흥을 가면서 여러 번 속도계에 걸렸다. 오늘은 너무 좋은 일이 일어난 운수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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