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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무안 장날

삶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by 황인갑

아내가 김장을 한다고 무안장에 가자고 한다. 5일장이다. 전에도 늘 다니던 장이다. 무안전통시장이 잘 정비되어 넓게 이용되고 있다. 입구에는 옷을 파는 곳이 거리 한쪽에 서 있고 과자와 뻥튀기를 하는 곳이 있고 짜장면집등 먹거리 식당도 있다. 분식집 호떡집도 상설해 있다. 과일을 파는 아주머니 생선을 파는 가게 각종 농수산물 건어물이 있다. 아내는 필요한 것을 사고 나는 그것을 차에 나른다. 반찬 파는 가게도 있다. 이곳에 물건을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이 모여 생기가 넘친다.


무안 장날은 이처럼 돈을 벌기 위한 삶의 현장이다. 나이 드신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자녀손을 키운 긴 세월이 깃들어 있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모두가 다 무엇인가 팔고 사고 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난한 농촌에서 직접 생산한 물건도 있고 받아 파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생의 거룩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아내는 물건을 살 때 5천 원도 깎고 다른 것을 더 주라고 요구한다. 그러면 깎아주기도 하고 너무 지나친 요구는 거절하고 적당한 물건을 더주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인정이 넘치는 모습이 아름답다. 거의 모르는 사람이지만 때로 아는 사람의 얼굴도 눈에 띈다. 장에 가면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시장은 우리의 생활의 축소판이다. 울고 웃고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머니는 캐리어를 끌고 목포역전 옆에 구청호시장을 다녔다.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식사를 제공하셨다. 지금도 그쪽을 지나다 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농촌의 시장은 아름다운 풍경이다. 사람의 사는 맛이 풍기는 장소이다. 이곳에 올 때마다 삶의 새로운 기쁨과 힘을 얻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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